매일신문

'자전거 사고 도시' 대구, 인구 10만명 당 28건꼴

2020년 대구 자전거 피해 사고 인구 10만 명 당 28.1건…전국 시·도 중 1위
전체 사고 중 60.3%가 측면 충돌…오후 4~8시 사고 많아

대구 동구 효목동의 교차로는 내리막길과 횡단보도가 맞닿아 있어 차량이나 보행자가 자전거와 부딪힐 사고 위험이 있다.
대구 동구 효목동의 교차로는 내리막길과 횡단보도가 맞닿아 있어 차량이나 보행자가 자전거와 부딪힐 사고 위험이 있다.

대구가 '자전거 사고 도시'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인구 대비 자전거 사고가 전국에서 가장 많고, 덩달아 부상자도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자전거 수요에 맞춰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자전거 피해 사고는 인구 10만 명당 28.1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15.6건보다 월등히 많고, 17개 시·도 가운데서도 최다다. 10만 명당 부상자도 대구는 29명이나 돼 전국 평균 16.2명을 크게 웃돈다.

사고유형 중 '측면 충돌'이 가장 많았다. 최근 3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자전거 피해 사고 2천104건 중 60.3%(1천269건)가 측면 충돌이었다. 이는 자전거 사고가 주로 교차로 부근에서 차량이 회전할 때 골목에서 튀어나오거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자전거와 부딪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은 유동인구가 많으면서 날이 저물기 시작하는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 사이였다. 최근 3년간 사고 중 30%(629건)가 이때 발생했다. 피해자가 중상을 입은 사고 역시 이 시간대에 가장 많았다. 최근 3년간 중상을 입은 자전거 운전자 814명 중 30%인 243명이 이 시간대에 사고를 당했다.

날씨가 좋은 봄, 가을에 주로 사고가 났다. 전체 2천104건 중 5월이 260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10월(220건)이었다.

지난해 대구에서 4건 이상의 자전거 관련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모두 36곳이나 된다. 달서구가 11곳으로 가장 많고, 북구 7곳, 수성구와 서구가 각 5곳, 동구 4곳, 남구와 중구 각 2곳 등이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자전거 수요에 맞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점검하고 사고원인을 분석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기용 대구바이크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가족 단위로 함께 생활용 자전거를 타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많은 사람이 1인 교통수단이나 가족끼리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종석 자전거타기운동연합 대구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면서 자전거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안전 장비 착용이나 자전거 통행 규칙 등에 대해 이해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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