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확 찐' 아이들, 신체·정신 빨간불

소아·청소년 비만
신체적·정신적 문제 초래할 수 있어…심할 경우 정형외과적 문제로 이어지기도
고혈압·당뇨 등 성인병 조기 발병 가능성도 높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아이들의 생활습관이 불규칙해지면서 '소아비만'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보면, 20세 미만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은 2015년 1천837명에서 2019년 3천812명으로 최근 4년 사이 2배 넘게 증가했다. 또한 2015년에는 전제 비만 환자 중 20세 미만이 11.3%인데 반해 2019년에는 16.3%로 소아청소년의 비만 비중도 증가했다.

가뜩이나 열량 섭취량은 높아지고 활동량은 떨어지는 요즘 아이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증가하고, 배달이나 인스턴트 식품 섭취 빈도가 늘어나면서 비만 아동이 증가하고 있다.

소아청소년에서의 비만은 단지 살이 찐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과 마찬가지로 고지혈증, 지방간,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으며, 훗날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미리 관리가 필요하다.

◆신체적 정신적 문제 초래할 수 있는 소아비만

비만의 정확한 정의는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간다는 것이 아니라 체지방의 과잉상태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지방이 단순히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했으나 최근 여러 가지 연구들에서 보면 체내지방이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물질들을(아디포넥틴, 렙틴, TNF 등) 분비하는데 이러한 물질들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 유발되고, 고지혈증, 고혈압, 지방간, 당뇨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체중 감소보다는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비만 환자는 같은 연령에 비해 키도 크고, 골 연령도 증가되어 있다. 반면 사춘기가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성인이 되었을 때의 키는 작을 수 있다. 또 주로 유방 부위에 지방이 많이 침착돼 남아의 경우 여성형 유방처럼 보이기도 하며, 남아의 경우 지방조직에 외부 성기가 파묻혀 외부 성기가 작아 보이기도 한다.

배가 많이 나오며 양쪽 옆구리에 지방이 많이 쌓여 주름이 잡히며, 심한 경우 임산부에게 보이는 흰색 혹은 보라색의 튼살이 나타나기도 한다. 뒷목과 겨드랑이에 과도한 색소침착으로 까맣게 보이는 '흑색가시세포종'이 보일 수 있는데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이 있어 제 2형 당뇨병의 고위험군 임을 나타낸다.

여기에다 소아비만 환자는 놀림을 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해 정신적·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식욕이 증가해 비만이 더 심각해지기도 한다.

최광해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사회적인 미의 기준이 획일화되어 있다 보니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 자기 몸매에 대한 불만족이 자신감의 저하로 연결될 수 있고, 이런 경우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거식증과 폭식증 등 섭식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인병의 조기 발현으로도 이어져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더 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소아에서 주로 성인에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소아비만 증가 때문이라는 연구가 많다. 특히 복부지방이 증가하면 우리 몸에 혈당 떨어트리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해 저항성이 발생하게 되고, 인슐린 저항성은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고인슐린 혈증을 초래하게 된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인슐린 저항성을 보상할 만큼 분비되면 정상혈당을 유지하지만, 췌장의 과부하로 인해 차차 췌장에서 인슐린의 분비가 적어지면 혈당의 조절에 불균형을 초래하게 돼 결국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방간은 간에 단순하게 지방이 축적되는 경우를 말하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지방간이 진행해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통틀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라고 한다.

최 교수는 "과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양성의 경과를 취한다고 믿었으나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7~16%에서 간경화로 진행된다고 보고되고 있어 심각성이 높다"면서 "실제로 최근 국내 소아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서 간경화로 진행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고혈압은 어느 연령에서든지 발생하는데다, 체질량지수, 피부두께, 둔부와 허리둘레 비와 연관관계가 있다. 과도한 지방조직은 혈액량의 증가와 심장 박출량을 증가시키고 심장근육병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고지혈증으로 인해 혈관내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동맥경화증이 진행돼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아비만이 더 심각한 것은 정형외과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소아 및 청소년기에는 성장판이 열려있고, 연골이 미성숙해 뼈가 부드럽다보니 과체중을 감당하기에 힘들어 성장판의 손상, 대퇴골두 골단분리증, 골연골염 같은 정형외과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성장성 고려해 치료해야

최 교수는 "소아비만에서 나타나는 합병증들은 성인에서 발생하는 합병증과 유사하지만, 치료는 성인비만과 달리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비만아라고 하더라도 성장에 지장을 초래하는 극단적인 저칼로리 요법을 시행하지 않아야 한다.

문제는 최근 여러 가지 비만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중에서 소아에게 사용가능한 약물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최 교수는 "섭취한 지방의 흡수를 줄이는 약물이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으나 식욕억제 효과가 있어 비만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을 사용해 볼 수는 있지만, 약물 중단 후에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최광해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광해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결국 소아비만의 치료는 체중 감소보다는 체지방을 줄이는데 중점을 두고, 적정의 칼로리 섭취를 섭취하도록 하는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활동량을 늘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생활습관의 변화만이 요요현상 없이 비만을 치료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면서 "라고 강조했다.

도움말 최광해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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