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대 이사회, 총장 '임기 단축' 제안 일축

“학교 정관 등 근거 없어 논의할 사안 못돼”

대구대 전경. 대구대 제공
대구대 전경. 대구대 제공

대구대 법인이 김상호 대구대 총장의 '임기 단축' 제안을 일축했다.

학교법인 영광학원은 1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장익현 이사장은 "김 총장의 제안은 이사회의 의결사항이 아니었고, 제안에 대해 이사들과 잠깐 의견을 나눈 것이 전부다"며 "현재 임기를 단축할만한 근거가 없다. 정관을 바꾸지 않고는 방법이 없어서 딱히 제안을 거부하거나 답변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김 총장은 지난달 22일 학내 게시판에 "차기 총장의 임기는 학기 초인 2022년 3월 1일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본래 임기에서 3개월 단축한 내년 2월 말에 임기를 끝내는 안을 검토해달라고 법인에 제안했다.

하지만 이를 법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김 총장은 일단 기존 임기인 내년 5월 31일까지 총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총장의 중도 사퇴가 아닌 임기 단축은 대구대는 물론 전국 대학에서도 선례를 찾기 힘들어, 이사회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돼왔다. 현재 대학 법규나 정관에도 임기 단축과 관련한 내용은 없다.

더욱이 교수회와 직원노조 등은 김 총장의 제안에 대해 잇따라 반발하기도 했다.

대구대 교수회는 지난달 25일 긴급 성명을 내고 "사실상 해임된 상태인 김 총장의 임기 단축 요구는 어불성설"이라며 "현 본부 보직자들은 전원 사퇴하고, 대구대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직원 노조도 이튿날 "김 총장은 법인으로부터 이미 징계 및 해임 처분을 받은 상태이고, 해임 처분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정당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는 구성원의 동의와 공감대, 법인 의사결정체계를 무시하고 정책과 행정을 추진하려 한 경영실패의 결과"라며 "대학 생존과 발전에 전념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간절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본부 보직자와 함께 즉각 퇴진하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사상 초유의 총장 임기 단축 제안이 일단락되면서 대구대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도 입시가 한창 진행 중인 데다 입시 결과가 곧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로 직결돼 구성원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어서다.

교수회 측은 성명을 통해 "지금이 정부재정지원제한 지정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신입생 충원율,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을 관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대구대는 지금 당장 대학발전을 위한 구조조정과 편제조정안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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