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로의 방역체계가 전환돼 '보복 소비'가 예상되지만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은 커져만 가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와 국제 유가 급등·글로벌 물류대란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물가 상승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로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기간으로는 9년 9개월 만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느끼는 체감물가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고 지출도 많이 하는 141개 품목을 갖고 산정한 생활물가는 4.6% 뛰었다. 배추·사과를 비롯한 농산물 등 일부를 제외하고 돼지고기(12.2%), 국산 쇠고기(9.0%), 수입 쇠고기(17.7%), 달걀(33.4%), 마늘(13.1%), 빵(6.0%) 등이 줄줄이 올랐다.
우윳값 상승 등으로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도 3.1% 올라 물가 상승률에 0.23%포인트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물가 상승을 주도한 농축수산물의 상승률이 0.2%로 크게 둔화했는데도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의 거센 상승세가 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달에만 우윳값이 5% 가까이 올랐다.
공공서비스의 상승률 기여도는 0.69%포인트로 이 중 대부분인 0.67%포인트가 통신비다. 지난해 10월 '1인당 2만원'의 통신비 지원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전체 물가의 0.67%포인트를 끌어올렸다. 다만 정부는 이를 제외하면 10월 물가 상승률은 9월 물가 상승률(2.5%)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집세가 1.8% 상승했고, 이 중 전세는 2.5%, 월세는 0.9% 올랐다. 전세는 2017년 11월(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값도 크게 뛰었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천790원대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 35%가량 상승했다. 대구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도 ℓ당 1천770원대로 올라섰다. 기름값 급등과 관련해 정부는 12일부터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에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판매 가격에 즉각 반영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다만 이 같은 주유소들이 이를 받아들여야 할 법적 의무는 없고, 대부분이 자영주유소인 탓에 당분간 소비자들의 기름값 부담은 수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물가가 언제쯤 안정세에 접어들지 여부는 당장 장담하기 어렵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고,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의 현장 체감 정도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공급망 차질 여파도 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더해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정부의 소비 진작책인 코리아세일페스타·소비쿠폰 재개 등 영향으로 소비가 늘어나면 물가 상승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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