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사자가 거침없이 질주한 곰의 위세에 맥을 추지 못했다.
두 차례의 만루 찬스를 무산시켰고, 체력적인 우위와 일방적인 홈팬들의 응원에도 힘을 내지 못했다. 게다가 오승환이 최악의 부진을 보이면서 팀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에 4대6으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 올인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2차전마저 패하면 6년 만의 가을야구는 승리 없이 끝나게 된다.
또 이날 패배로 2016년 개장한 라팍의 첫 포스트시즌 전적은 1패로 시작됐다.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4타수 3안타로 강했던 유격수 김지찬을 2번 타순에 배치하는 등 맞춤형 공략에 나섰다.
◆기선은 제압했지만….
삼성이 먼저 기선 제압에 나섰다. 삼성 선발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1회초 삼자범퇴로 깔끔이 막아낸 뒤, 1회말 공격에 나선 삼성은 2점을 뽑아내며 앞서 나갔다.
김지찬이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구자욱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선제점을 올렸다. 이어 오재일이 볼넷을 얻었고 피렐라가 좌익수를 넘기는 적시타를 때리며 달아나는 점수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두산 역시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았다. 뷰캐넌이 2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고, 두산 강승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3루수 수비 실책까지 겹치면서 역전까지 당했다.
◆5, 6회 만루 찬스 날린 삼성
이후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투수전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가던 중 5회말 삼성은 김지찬의 안타, 구자욱 볼넷, 강민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1사 주자 만루, 역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오재일의 병살타로 득점 없이 물러났다.
두산 최원준은 구자욱에게만 11개의 공을 던진데 이어 강민호마저 사구로 출루를 허용하면서 위기 순간에 홍건희로 교체됐다.
삼성은 6회말 이원석과 김헌곤의 안타 이후 김상수를 대신해 대타 강한울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승부수를 띄웠고, 강한울의 안타로 1사 주자 만루의 기회를 한번 더 잡았지만 또다시 득점엔 실패했다.
뷰캐넌은 7이닝까지 107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막아냈다. 나름 에이스의 역할을 했고, 몽고메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8회초 몽고메리가 1점을 더 내주면서 2대4, 2점차로 벌어진 가운데 맞이한 8회말, 삼성은 피렐라가 우측 담장을 맞추는 2루타를 시작으로 오선진의 볼넷, 김헌곤의 희생번트 등 작전을 걸어 1점 추격했지만 역시 후속타가 아쉬웠다.
◆무너진 오승환
믿었던 오승환마저 무너졌다.
9회초 2사에 등판한 '끝판대장' 오승환은 박세혁에게 생각도 못한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점수 차가 다시 벌어졌다. 오승환은 이후 연속 안타를 얻어맞으면서 2사 주자 1, 2루 상황까지 몰렸다. 이어 가을이면 상승세를 타는 정수빈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은 후 최채흥과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삼성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구자욱이 솔로 홈런을 쳤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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