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與 대선 후보가 벽창호 비판한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

문재인 정부가 공사를 중단시킨 울진 신한울 3·4호기 원전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민 여론에 맞춰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후보는 신한울 3·4호기를 언급하며 "이것도 저는 국민 뜻에 맡기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번 정했다고 언제나 바로 가야 한다거나 한번 결정하면 후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벽창호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며칠 전에도 "국민들 의견에 맞춰 (건설 중단을) 충분히 재고해 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벽창호는 고집이 세며 완고하고 우둔해 말이 도무지 통하지 아니하는 무뚝뚝한 사람을 일컫는다.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중단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여당 대선 후보가 벽창호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벽창호라는 비판을 받아도 쌀 정도로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은 잘못된 결정이었다. 작년만 해도 벽창호 편이었던 이 후보가 공사 재개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공사 중단에 따른 문제를 인식하고, 공사 재개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2022·2023년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던 신한울 3·4호기는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용지 매입과 설비 제작 등으로 이미 7천억 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공사 중단으로 허공으로 날아갈 처지다. 경제적 피해는 6조 원을 넘는다. 국가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서명 운동에 100만 명에 달하는 국민이 동참했다.

경북 울진군의회 원전 관련 특별위원회와 울진 범군민대책위원회가 여야 대선 후보에게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대선 공약에 반영해 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국민의힘은 건설 즉각 재개를 대선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건설 재개 여부는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이지만 공론화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이 후보가 공사 재개 입장을 거듭 밝힌 만큼 민주당도 건설 재개 결정을 내리고 공약에 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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