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땅콩아! 별나라에 잘 도착했지? 엄마는 너를 보내고 우리 콩이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단다. 집에 오면 제일먼저 반겨주던 콩이가 집에 없다는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구나.
2009년도구나. 땅콩이 너를 처음 만난 날. 너무 작고 외소 했던 너를 처음 보자마자 눈에 아른거려 집으로 데리고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단다. 서울 이모네 집에서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무슨 겁이 그렇게 많은지 숨어만 다녔던 게 지금도 눈에 밟히는 구나. 처음 만난 날 엄마 배 위에 올라와 자리 잡고 누워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인연이 되고 12년의 세월이 흘렀지. 외톨이인 너를 본 순간 어찌 됐던 데리고 가야겠단 생각에 무작정 너를 데리고 대구로 내려왔지. 그날 이후로 우리 땅콩이는 엄마랑 살게 됐잖아. 엄마는 그때 콩이가 편해 보이는 모습이 너무 좋았단다. 그전에 다른 가족들이랑 있었을 때 중성화수술을 시켰다는 말에 엄마는 너무 화가 났고 미안했었어.
발톱 깎는 걸 너무 싫어해서 "콩아 발톱 깎자" 하면 이불 안으로 숨어 발톱도 제대로 못 깎아 주었던 게 참 미안하구나.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 앉아 손" 말하기도 전에 재롱을 피우고 한번 가르쳐주면 바로 알아듣는 네가 너무 신기하고 귀여웠단다. 산책이라는 소리만 나와도 짧은 꼬리를 흔들며 흥분해 하는 모습, 네가 옆에 있을 때 산책을 한 번이라도 더 시켜줄 걸 엄청 후회하고 있단다.
엄마 친구들이 집에 오는날은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오며 그 조그마한 몸으로 나를 지켜주겠다고 으르렁거리는 모습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다.엄마 친구들의 강아지들과 만나면 무서워서 안아달라고 다리를 긁어 대고, 산책 나가면 걷다가 힘들어 안아달라고 그 자리에 덥석 주저앉아 안 움직이고, 온갖 재롱을 부리던 네가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다.
길거리를 걸을 때마다 생각이나. 네가 없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티어 나가야 될지.. 거실로 나가면 콩이가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네가 많이 아파해서 병원에 갔을 때 수술만 받으면 다 잘 될 거라 생각했지. 집에 다시 가는구나 하고 엄청 좋아했는데 다시 상태가 나빠지고 병원에서는 "방법이 없다"라고 했을 때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어.
다른병원에 다 연락을 해봐도 결국 방법을 찾지 못했단다. 병원에서 힘들어하는 너를 보며 엄마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단다. 아직도 엄마는 콩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의 모습이 계속 생각이 나 가슴이 참 많이 아프다. 집에 돌아오면 네가 간식 달라고 꼬리를 흔들며 쳐다보고 있을 것 같은데 없으니까 너무 힘들고 눈물만 난다.
진짜 너무 보고 싶어. 안아주고 장난도 치고 싶지만 이젠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자꾸 부정만 하게 되는구나. 콩이를 무지개다리를 건너보내고 허전한 마음으로 집에 와서 울면서 몇밤을 설쳤는지 모른단다. 간밤에는 네가 꿈에 나타나 내게 안겨 잠깐 있다 갔다.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나 했단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가끔 꿈에라도 와주면 좋겠다. 땅콩아!! 엄마는 늘 너를 기억하며 살 것이고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산책도 많이 시켜줄게. 천국에서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활발하게 지내요. 많이 보고 싶을거야. 우리 콩이 사랑한다.
〈경북 성주 강아지펫해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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