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때는 몰랐는데 병원 바로 옆이 서문시장이라고 하는 큰 재래시장이었다. 희극배우는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이야기하자면서 송을 시장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시장은 송이 그때껏 봤던 어느 시장보다도 커서 길이 끝도 없이 분화되고 연결되었다. 낡은 건물 동에는 수십 개의 보세상점들이 입점해 있었는데 그 건물과 건물 사이에도 공중다리가 놓여 연결되고 있었다. 국수와 순대 같은 간식거리들을 파는 노점을 지나면서 송은 두리번거리며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 찾았다.
오래 끓인 무의 냄새에 아주 진한 국간장 냄새가 뒤섞였는데 그냥 뒤섞인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 뒤섞임이 반복되고 반복되어서 주변에 완전히 배어버린, 그래서 솥이 끓지 않아도 마치 환각처럼 그 짜고 물큰한 내가 맡아질 정도로 오래오래 달여진 국물음식의 냄새였다… (후략)
(김금희 소설 '문상' 中. 문장 웹진 2016년 2월호, 소설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에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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