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겨울 4대강 보 중 2012년 준공 후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는 칠곡보 수문까지 열어 수위를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1일 102%에 달하던 칠곡보 저수율이 수문을 열면서 7일 현재 84.5%까지 떨어졌다. 정권 말 뚜렷한 명분도 없이 수문을 열면서 수위가 1m 이상 낮아져 인근 농민들의 근심만 커졌다. 추가 수문 개방이 이뤄질 경우 농업용수 부족과 인근 경관, 수질 훼손은 불가피하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후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모니터링을 한다는 구실로 줄줄이 4대강 보를 개방했다. 그러고선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는 완전 해체하라는 결론까지 냈다. 이와 함께 공주보는 부분 해체,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토록 했다. 그나마 주민 반대가 극심했던 낙동강 상류 보에 대해서는 개방을 주저하더니 기어코 물을 빼려 드는 것이다.
정부는 4대강의 자연성을 회복한다며 보 개방 및 해체를 주장하지만 실제 보의 효과는 정부 주장과 달리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는 보 개방을 앞두고 4대강 보가 수질 악화의 원인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가 금강·영산강 지역 5개 보를 대상으로 2018년부터 3년간 수문을 개방해 모니터링한 결과 보 건설 후 물이 담겼던 2012~2016년 수질이 대체적으로 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을 빼면서 보 개방 전 5년간 974억 원에 이르던 청정에너지인 소수력발전 매출액만 371억 원으로 격감했다. 게다가 정부는 보 개방에 따른 농업용수 부족 불만 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9천억 원을 더 들여 취수 양수장 이전 사업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미 투입된 비용까지 고려하면 멀쩡한 4대강 보를 무력화하기 위해 1조 원 이상의 나랏돈을 쓰려 한다. 보 개방의 실익은 없고 부작용만 불거지고 있다.
정권 말 아무런 실익이 없는 칠곡보 물 빼기는 무모하다. 칠곡보의 영향을 직접 받는 지하수공은 왜관·북삼읍 등 수막 재배용 수막공 76공, 노지 재배용 지상 펌프 800여 공이 있다. 정부는 칠곡보 물을 뺄 경우 새로운 농업용수 확보 대책을 세우겠다고 한다. 하지만 잘 지어진 보의 물을 빼고 이를 대체할 시설을 위해 별도의 예산을 들이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올봄 갈수기에 대비해 칠곡 봇물은 가득 채워 두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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