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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학동 참사 7개월만 또 재난급 사고…신축 아파트 외벽 '와르르'

광주 서구 광천동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외벽 붕괴. 독자제공
광주 서구 광천동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외벽 붕괴. 독자제공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지 불과 7개월 만에 같은 지역에서 같은 시공사가 또 다시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를 일으켰다.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동 일원에 건설 중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동은 201동(높이 38층)으로 외벽이 무너져 내린 부분은 중간층 이상에서 꼭대기층 사이로 15개층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30층 가까운 높이의 아파트 외벽에서 쏟아져 내린 벽체가 주차된 차량과 전신주 등을 덮쳐 차량 여러대가 파손됐으며, 현재까지 3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가 발생한 신축 아파트 단지는 지하 4층에서 지상 39층, 7개 동으로 구성된 847가구(아파트 705가구·오피스텔 142실)의 대단지로, 올해 11월 준공 및 입주가 예정됐다. 이번 사고로 입주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분양 당시 광주에서는 비교적 비싼 평당 1천600여만원대 분양가에도 전용 면적에 따라 최고 108대 1, 평균 67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높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학동 참사 이후 7개월여 만에 또 다시 재난급 대형 사고라는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지난해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경찰 수사 결과 건물은 해체계획서를 따르지 않은 철거로 인해 구조가 불안해졌고, 속도와 비용 절감에 방점을 둔 공사 방식을 버티지 못해 무너져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은 사업 현장에 대규모 아파트 시공사로 참여했다. 참사는 하도급 업체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수사를 거쳐 현대산업개발 소속 현장 관계자 등에 대한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사고가 발생한 이날 국회에서는 해체 공사 현장 점검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른바 '학동 참사 방지법'(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고 현황을 파악 중이어서 붕괴 원인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 중에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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