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권 단일화' 가능할까…"양비론 뿐 3등 후보" vs "양보 없이 安일화"

이준석 "윤석열, '安 지지율' 재흡수"…안철수 "제3후보 당선확률 더 높다"
安 측, '이준석 익명출연' JTBC 가면토론회 두고 "제작진·출연진 법적 조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가 시급하다는 요구 속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이 연일 서로에 대해 못마땅한 시각을 표출하며 갈등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내홍을 겪는 동안 안 후보가 반사이익을 봤을 뿐, 스스로 힘에 끌어올린 지지율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안 후보의 상승세를 '유수지 효과'에 빗대기도 한다. 유수지는 홍수로 흘러넘친 물을 일시적으로 모아두는 하천 지형으로, 국민의힘 내홍으로 윤 후보 지지율이 유출됐을 때 안 후보가 이를 일부 흡수한 덕에 야권 표심이 여권에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내홍 끝에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화해한 만큼 한동안 안 후보에게 흘렀던 야권 지지세도 돌아온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울산시당 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울산시당 강당에서 열린 '제4기 울산 청년정치사관학교'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실제 16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소폭 내리고 윤 후보 지지율이 오르자 페이스북에 연달아 글을 올리며 자신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차이가 벌어진 뉴데일리 여론조사를 인용한 페이스북 글에서 안 후보를 겨냥해 "3등 후보는 하락세가 만연한데 10년째 하는 양비론 그만하고 자기 고유의 이야기 좀 했으면 한다"고 썼다.

또 다른 글에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를 인용, "우리 후보는 지난주 이후 6.2%(포인트) 상승했고 3등 후보는 5.5%(포인트) 하락했다"며 "우리 후보가 선거운동 방식의 대전환을 가져오면서 바람을 일으키는 사이 3등 후보가 한 건 양비론밖에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예고했던 대로 3등 후보에게 일시적으로 갔던 지지율이 우리 후보에게 급속도로 다시 흡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썼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30%대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고는 '제3의 후보 부상론'으로 맞대응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보통 거대 양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40% 지지율을 넘는 게 기본인데, 둘 다 35% 박스권에 갇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느 때보다 거대 기득권 양당에 속하지 않은 제3의 후보가 지난 두 번의 대선보다 당선될 확률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안철수로 단일화'하자는 '안(安)일화'가 시중에 떠도는 말"이라면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이 국민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그분들이 (윤석열과 안철수 중) 어떤 후보가 더 확장성이 있고 적합한 후보인지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단일화판에 뛰어들어 윤 후보에게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JTBC 가면토론회 패널 마라탕. 가면토론회 갈무리
JTBC 가면토론회 패널 마라탕. 가면토론회 갈무리

당 차원에서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방송에서 익명으로 안 후보를 비방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다.

최근 JTBC 파일럿 시사교양 프로그램 '가면토론회'에서 이 대표는 '마라탕'이라는 익명 패널로 출연해 안 후보에 대해 "왜 희망을 걸어요. 계속 실패했는데 같이 망하는 데에 희망을 걸자고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JTBC 예능본부장과 프로그램 제작진 등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가면토론회는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을 유리하게 다루고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을 불리하게 다루는 형식"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출연자들이 가면을 쓰고 닉네임으로 불리며 음성 변조를 해 최소한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는 방식"이라며 "제작진과 출연진을 상대로 선거방송심의와 공직선거법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3등 후보가 얼마나 절박하면 '가면토론회' 같은 준예능 프로그램을 붙들고 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KSOI 조사는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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