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뇌연구 ‘브레인 뉴딜’로 새로운 도약을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

지난해 12월 통과한 '뇌연구 촉진법' 개정안이 국회와 정부 입법으로 두 차례나 개정된 것은 기초 원천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연구 성과 실용화와 확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1998년 뇌연구 촉진법 제정 이후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뇌과학 기초연구 성과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뇌연구 전문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뇌연구원은 뇌연구 발전을 선도하고 학제 간 연구를 활성화하려 지난 2011년 12월 대구에 설립됐다.

올해는 한국뇌연구원이 설립된 지 만 10년째가 되는 뜻깊은 해다.

뇌연구원은 성장과 성숙이라는 핵심 가치와 '글로벌 뇌연구 선도기관'을 목표로 쉼 없이 달려 왔다. 국내외 우수 연구자 유치, 안정적 연구 환경 조성과 '세계 최초의 독창적 연구 주제' '세계 최고 뇌연구 인프라 구축'을 토대로 국내외 다양한 대학, 연구기관과 협업해 빠른 성장을 도모했다. 노력의 결과로 설립 이래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관운영평가 우수 등급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제는 사회 변화에 따라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뇌연구를 수행해야 할 때다. 뇌연구원을 비롯한 뇌연구자들이 첫 번째로 할 일은 그간 축적된 연구 성과를 임상과 연계하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과 같은 학제 간 연구로 '선순환 중개연구 시스템'을 정립해야 한다. 그동안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인해 협업과 연계가 원활하지 못했다.

뇌연구원은 대구시와 함께 우리 지역을 글로벌 뇌연구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 및 정서불안 극복, 뇌 기반 휴먼 증강기술 등을 구현하는 뇌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해 '뇌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기로 발표하고 세부적인 기획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뇌연구원은 국민 뇌건강을 위한 신약, 3세대 디지털 치료제 등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 성과 확산을 목표로 한다. 뇌의 작동 원리를 활용해 첨단산업에 적용함으로써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을 선도해야 할 책무도 지고 있다.

우리 연구자들도 다학제적 데이터 축적, 인공지능 기반 3차원적 데이터 해석을 기반으로 Neuromodulation(뉴로모듈레이션)이나 BMI(Brain Machine Interface) 등의 기술을 활용해 뇌 작동 조절 및 연결 성과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 이런 연구 과정과 성과에서 새로운 뇌산업이 탄생하며, 국제적 표준화로 국가 첨단 과학기술의 글로벌 위상을 정립할 수 있다.

인간 뇌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많은 투자와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 알려진 게 많지 않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많은 선진국에서 국가 단위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으로 뇌연구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또 기존에 혼자 하는 연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국은 2017년부터 국제뇌연구협의회(IBI)를 구성해 인류의 마지막 연구 영역인 뇌연구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뇌연구 전문 국책 연구기관의 수장으로서 국민 세금으로 지원되는 연구비를 한 푼이라도 낭비하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해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우수 연구 인력을 키워내는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

우리 뇌 건강을 지켜 건강하고 행복한 양질의 삶에 기여함과 동시에 국가 미래 성장동력 구축을 위해 뇌연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과기정통부, 대구시, 한국뇌연구원의 열정적 노력에 대해 깊은 애정과 신뢰를 보여 주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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