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이후 출생한 고학력·직장인 여성의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 진출한 여성이 결혼·출산으로 인해 커리어를 포기하는 등 기회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일경제 23일 보도에 따르면 황지수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최근 논문 '더 늦게, 더 적게, 아예 안 낳기: 대한민국 최근 동일집단(세대)별 출산 추세'에서 1956~1975년 출생한 여성의 생애 궤적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1975년생 직장인 여성 가운데 40세까지 자녀를 낳지 않은 비율은 21.9%에 달했다. 같은 해 태어난 직장에 다니지 않는 여성은 40세까지 자녀가 없는 비율이 13.8%로 나타났다.
이는 15년 전 태어난 1960년생 직장인 여성 가운데 6.17%(일하지 않는 여성 5.33%)가 40세까지 아이를 낳지 않은 것과 비교할 때 3.5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1960년생과 1975년생 직장인 여성의 출산율도 1.89명에서 1.49명으로 21.35% 급감했다. 일하지 않는 여성의 출산율이 1.9명에서 1.67명으로 11.74% 감소한 것과 비교해 2배가량 빠른 속도다.
교육 수준을 기준으로 보면 1970년대생은 고학력일수록 결혼 후 출산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1966~1970년대생 기혼 여성(이혼 포함) 중 자녀가 없는 여성 비율은 ▷고졸(2.55%) ▷대졸(2.18%) ▷대학원 졸업(2.03%) 등으로 교육 수준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1971~1975년생은 ▷고졸(5.65%) ▷대졸(6.37%) ▷대학원 졸업(10.52%) 등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 후에도 자녀를 낳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여성이 학업, 직장생활과 가정에 모두 신경쓰기 힘든 환경으로 인해 출산율이 떨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육·교육비만 놓고 보면 비교적 소득 수준이 높으리라 기대되는 고학력·직장인 여성의 출산율이 더 높아야 하나, 통계는 그렇지 않았던 셈이다.
황 교수는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명시적 비용이 높아진 동시에 여성의 교육 수준 향상에 따라 결혼·출산 시 커리어를 포기해야 하면서 감당해야 하는 기회비용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금을 지원하기보다도 공공보육·교육 서비스를 확충해 부부 양쪽이 커리어와 가정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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