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특검에 구속됐다. 특검 역사상 현직 국회의원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을 지낸 윤모 씨를 통해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이 자금이 통일교 측에서 전달된 불법 정치자금이라며, 구체적인 물증으로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인 이모 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 의원이 수사 개시 당시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폰으로 수사 관계자들과 연락한 정황을 강조하며 권 의원의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영장심사 말미 최후진술에서 "특검이 객관적 물증 없이 공여자의 일방적 진술만을 근거로 인신구속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에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질 신문도 요청했지만, 특검은 이를 거부하고 조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이미 유죄로 결론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특검팀에 송부한 체포동의요구서는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아 국회에 보고됐다.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 외에도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권 의원이 2022년 2~3월 사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담긴 쇼핑백을 건네받았다는 주장과, 당시 경찰이 수사 중이던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 관련 정보를 통일교 측에 전달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권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2008년 제18대 국회에 입성한 후 강원 강릉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는 강릉고 동기이자 가까운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2022년 대선 당시 윤 후보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는 등 '친윤계 핵심'으로 분류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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