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육사는 내 고향 안동으로" 李에 날벼락 맞은 충남…양승조 "실망이다"

충남도·논산시 사활 걸고 있는 육군사관학교 유치 노력 수포로
양승조 충남지사 "논산이 최적지… 국방 상징과도 같은 도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 육성, 글로벌 백신·의료산업 벨트 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 육성, 글로벌 백신·의료산업 벨트 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육군사관학교(육사) 안동 이전' 공약에 대해 양승조 충남지사가 "실망스럽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충남도가 2년 가까이 추진해온 '육사 논산 이전'이 물거품 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양 지사는 3일 오전 10시40분 충남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의 육사 안동 이전 공약은 반드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도지사로서 먼저 당혹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충남도가 모든 자원을 활용해 육사 이전 유치활동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음력 새해 첫날부터 발표된 소식은 저와 충청남도에게 충격에 빠지는 소식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 지사는 "논산은 국방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로 삼군(三軍)본부와 육군훈련소, 국방대가 바로 충남에 자리하고 있다"며 "육사는 국가균형발전, 국방교육의 연계성, 이전의 성공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충남 논산이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제시된 지역 선심성 공약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며 "육사 이전 공약을 다시 한번 생각해 줄 것을 충남도민 이름으로 정중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 종합대책 발표하는 양승조 충남지사. 연합뉴스
설 연휴 종합대책 발표하는 양승조 충남지사. 연합뉴스

앞서 이 후보는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수도이자 항일운동의 거점, 충절의 고장 안동에 육사를 이전해 애국정신을 이어가겠다"며 "안동에는 약 40만평 규모의 옛 육군 36사단 부지가 있다. 이곳으로 육사를 이전한다면 안동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방혁신도시'를 비전으로 육군훈련소와 국방대가 자리한 논산이 육사 이전의 최적지임을 주장해 온 충남도와 논산시로선 설날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이 후보와 같은 당(민주당) 소속인 양승조 충남지사와 황명선 전 논산시장(민선 8기 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달 17일 퇴임)이 도민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온 육사 논산 이전에 정면 배치되는 공약을 같은 당 대선 후보가 내놓은 것으로 지역 정치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 전 시장은 민선 5기부터 육사의 논산 이전 추진을 위해 국방산업발전협의회와 육사이전전담팀을 가동하며 각 당의 대선 공약화를 추진해왔지만, 이재명 후보가 이를 외면한 채 안동 이전 공약을 공식화한 것.

무주공산이 된 논산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국민의힘 장창우 전 논산경찰서장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논산은 계백의 황산벌이 있고, 훈련소가 있는 무(武)의 고장"이라며 "계룡에 3군 본부도 있다. 국방대·국방산단에 이어 육사로 방점을 찍어야 한다. 여야를 떠나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구본선 논산시의회 의장 역시 "육사 안동 이전 공약은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정확한 상황 파악에 나서겠다"며 "대통령 후보 공약에 반영됐다고 육사 논산 이전을 포기해선 안 된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오듯이 시민이 똘똘 뭉쳐 위기를 이겨내고 기회는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 육성, 글로벌 백신·의료산업 벨트 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 이전,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 육성, 글로벌 백신·의료산업 벨트 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