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열제·종합감기약 주세요" 셀프치료에 상비약 수요 폭증

일반관리군에는 체온계 등도 지급 안 돼…산소포화도 측정기 품절 대란
감기약, 해열제 등 구입 문의↑, 상비약 목록 써 붙인 곳도
"지병 있으면 복용 주의해야"

지난 10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대비해 상비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10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대비해 상비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1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지하상가 한 약국.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대비해 상비약을 사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약사와 직원들은 손님들이 요구하는 약들을 몇 통씩 가져오느라 분주했다. 일부 약국에서는 아예 해열제와 종합 감기약 등을 판매대에 쌓아놓고 팔았다.

이곳 직원은 "하루에 50명 이상 상비약을 사러 온다. 한동안 상비약들이 잘 안 팔리다가 최근 재택치료를 알아서 해야 한다는 소식에 한 번에 3~5가지 약을 사 가는 손님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10일부터 60세 이하 재택치료자는 자율적으로 건강 관리를 하는 정부의 새 재택치료 체계가 시작되면서 '셀프 치료'를 대비해 상비약과 의료기기 등을 구하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현재 ▷60세 이상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인 50대 이상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는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돼 하루 2회 전화로 모니터링을 하고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들어있는 재택치료 키트가 지급된다.

반면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확진자는 보건소의 안내에 따라 스스로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

10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대비해 상비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0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대비해 상비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남구에 있는 한 약국은 최근 1주일새 상비약 판매량이 30% 증가했다. 이 약국에 따르면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손님들이 상비약을 구입하려고 방문한다.

손님 최 모(33) 씨는 "최근 자가검사키트도 어딜가든 품절인데 확진자가 더 증가하면 감기약 구하기도 어렵겠다는 불안감이 들었다"며 "종합 감기약, 해열제, 한방 감기약 등 5만원 정도의 약을 한 번에 샀다"고 말했다.

중구에 위치한 다른 약국 역시 최근 1주일동안 상비약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2배 이상 늘었다. 상비약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곳 약국에는 판매대에 확진 시 준비해야 하는 상비약 목록을 써 붙여 놓았다.

재택치료에 대비해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의료기기 구입 문의도 확연히 늘었다.

한 의료기기 판매 업체는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전량 수입이라 한 달에 한 번 재고가 2천~3천 개씩 들어오는데 모두 소진됐고 현재 재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의료기기 판매 업체는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최근 1주일새 3배 정도 판매량이 증가했고, 체온계는 2배 정도 구입 문의가 늘었다. 주문 문의 전화 자체도 평소의 4배 이상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재택 치료를 대비해 상비약 등을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 상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일반 감기약 복용 후 일시적으로 증상이 개선됐다가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신장, 간 기능 저하자는 일반의약품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대면 진료 등을 통해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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