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사드가 흉악하다’ 한 이재명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전에서 "제 아내 고향 충청도에 사드 같은 흉악한 것 말고 보일러를 놔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평화가 밥이다. 필요하지 않은 사드를 충청에 배치해 충청도민을 고통받게 하면 안 된다"며 "사드가 배치되면 유사시 첫 번째 타격 목표가 된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공약은 수도권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 국군이 사드 1개 포대를 도입·운용하자는 것인데, 배치 후보지로 수도권은 물론 충청권과 강원도도 거론되는데 아직 윤 후보가 배치 지역으로 충청권을 특정한 적은 없다.

이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비난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남한 국민의 입장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흉악한가, 아니면 이를 요격해 생명과 재산을 지킬 방어 무기인 사드가 흉악한가. 대답하면 입만 아플 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사드가 흉악하다는 '망언'을 뱉어낼 수 있는지 그 의식 수준이 한심하다.

유사시 첫 번째 타격 대상이기 때문에 배치는 안 된다는 말도 어불성설이다. 사드 기지에 대한 방어 체계가 구축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 번째이건 두 번째이건 타격 대상의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전쟁이 나면 남한 내 중요 군사기지는 모두 북한의 타격 대상이다. 이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남한 내 모든 군사기지를 없애야 한다.

이 후보는 이렇게 사드 배치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 대안은 제시하지 않는다. 하자는 것이 고작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노력"이다. 인류 역사상 그런 노력으로 평화를 이룩한 예는 없다.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노력에 적이 화답하지 않으면 어쩔 텐가? 평화는 적에게 평화를 강제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지킬 수 있다. 이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반대는 결국 앉아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맞고 죽자는 것이다. 누가 그런 권리를 이 후보에게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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