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원들로 추정되는 단체가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에 반대하는 현수막 설치에 동참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포스코 직원이기 전에 우리도 포항시민들이다"면서 "작금의 사태를 초래한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원망스럽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경북 포항시 형산교차로에서 7번 국도를 잇는 포스코대로에는 '지주사 포항유치 찬성'이라는 단출한 형태의 현수막 20~30여장이 길 가에 내걸렸다.
설치 단체를 나타내는 하단 문구에는 지난 2019년까지 운영되다가 폐쇄한 사내 익명게시판 이름인 '포스코대나무숲'이 적혀 있다.
대나무숲이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로 유명한 한 우화에 빗대어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익명으로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을 말한다.
이번 현수막 설치를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은 이후 김병욱(국민의힘)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등 포항시 주요 인사들에게 SNS 개인메시지를 통해 "포스코 직원이라 전면에 나서기엔 무리가 있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직원들이 십시일반해 현수막을 부착했다"고 전해 왔다.
이들은 또 "직원들이 지주사를 찬성하겠는가"라고 물으며 "직원들과의 공감·설득·보상도 미흡하게 추진된 이번 사태의 불만으로 포항시의 활동이 밉지 않는 것이다. 목소리를 내야할 조합은 침묵하고 일종의 자경단 활동이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어느 직원이 공격받는 회사를 마음 아파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대신 때려주는 포항시를 응원해야 하는 작금의 사태가 너무 슬프다"면서 "현재 회사가 강제로 개인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통제하는 등 포항시민을 우롱하고 있다. 그 우롱의 대상에 당연히 포항시민인 직원들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일부 직원들의 반대 운동 동참은 그동안 포스코가 60여년간 포항지역에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사회에 그만큼 동화됐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병욱 의원은 "많은 포스코 직원분들이 익명이나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 지주사 문제가 과연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직원이기 전에 우리의 이웃인 이들이 구슬땀 흘리며 세계 최고 기업으로 만들어 놨는데 이런 불화를 불러 일으켜 놓은 최정우 회장 등 특정 경영진의 이기심이 지역에서 가장 분노하는 이유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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