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安 “단일화 결렬”, 윤-안 무엇을 위한 대선인지 돌아보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저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고 대선 완주를 선언했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했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단일화로 깔끔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55% 안팎의 국민들은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에 큰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안 후보의 20일 선언으로 '단일화'는 결렬 쪽으로 더 기운 형국이지만, 사실 지난 13일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국민 경선을 통한 단일화'는 무리한 면이 있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다섯 배 정도 차이 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단일화'를 하자는 것은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에 기대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컸다. 오죽하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윤 후보를 택할 리 없을 것"이라며, 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역선택'을 언급하고, "겉으로는 (단일화) 제안 성격을 띠고 있으나 '단일화 차단'처럼 보인다"고 했겠나.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후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 대응도 적절치 않았다. 안 후보의 제안에 무리한 면이 있더라도 좀 더 적극적인 행보, 좀 더 안 후보의 입장을 배려하는 행보, 국정의 동지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갔어야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무대응 또는 '안 후보 측의 무조건 양보' 같은 대응으로 오히려 안 후보 측을 궁지로 몰았다.

이제 윤-안 후보는 당분간 각자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후보 및 양당은 자신들이 지금 누구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안 후보의 '결렬 선언'을 계기로 정권교체를 위해 두 후보, 두 정당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겸허히 돌아보기 바란다. 대의를 저버리면 모든 것을 잃는다.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정권교체를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멍석'을 깔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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