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주산지인 경북 사과농장에 일대 변혁이 예고되고 있다. 많은 노동력 투입이 필요한 기존 사과수형이 농업인 고령화 등으로 한계에 도달한 가운데 적은 인력으로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다축형 재배 기술에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사과재배면적은 전국의 61%, 생산량은 63%를 점유해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과는 곧 경북'이라는 인식이 생산자·소비자에게 각인돼 있다.
경북도가 1990년대 키 낮은 사과 나무의 특징을 가진 '신경북형사과원'을 적극 도입하는 등 사과산업 경쟁력을 지속해서 키워왔다.
하지만 최근 생산비 증가, 노동력 부족, 이상기온·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로 생산성·소득 향상에 위기가 닥쳤다. 기존 방식으론 재배 최적지 북상에 따른 경쟁력 하락 등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이런 여건 속에 부상 중인 신규 재배 기술이 다축형 수형 조성이다.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방추형으로 결실을 맺는 기존 사과나무와 달리 한 뿌리 위로 2축, 4축 등 여러 개 축을 키워 열매가 달리도록 하는 기술이다.
나무 하나에 여러 축이 있으니 생산성이 증가하고 개별 축이 햇빛을 골고루 받아 품질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최근 영덕 산불로 논란이 된 반사필름도 필요 없다.
수직으로 축을 세우니 일렬로 늘어선 사과나무 사이로 로봇수확기가 다닐 수 있고 무인 병해충 방제 설비, 자율주행 방제·예초기 등을 활용한 첨단화 가능성까지 담보한다.
농민들의 관심도 쏟아진다. 이달 초 경북농민사관학교가 사과다축형재배기술 과정 모집에 나서자 25명 정원에 122명이 지원, 4.8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49개 과정 평균 경쟁률인 1.49대1을 훨씬 상회하는 것은 물론 모든 과정 중 최고 경쟁률이다. 이에 경북도는 60명가량으로 정원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이러한 현장 분위기는 앞으로 도내 다축형 사과농장이 빠른 속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조짐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상반기 집계 당시 도내 61개 사과농가가 다축형 재배를 하고 있었는데, 경북도는 앞으로 10년간 1천 명의 선도 농가를 배출, 사과산업 체질을 개편할 방침이다.
다만 태풍과 같은 재해가 미치는 영향, 기후 적합성, 병충해 등 부작용을 고려,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경북도 관계자는 "노동집약적 특성을 보이는 사과농사도 이제 4차 산업 혁명에 맞게 저투입·고효율로 변해야 한다. 다축형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충분한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살펴 재배기술을 강화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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