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3·1절 기념사에서 '자강'을 강조했다. 3·1운동을 원동력 삼아 독립을 이룰 수 있었던 자주정신을 통해 국제 정세의 혼란을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그동안 3·1절 기념사의 큰 축을 이뤄왔던 대일(對日)·대북(對北) 메시지 분량은 줄이는 대신 국제질서에 대한 문제 인식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안한 국제 정세를 두고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가 고개를 들고,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에게는 폭력과 차별, 불의에 항의하며 패권적 국제질서를 거부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 글로벌 수출 7위 무역 강국, 종합군사력 세계 6위, 혁신지수 세계 1위의 당당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자주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 성장률 4% 달성, 1인당 국민소득 3만5천달러 시대, 3대 분배지표 개선 등의 성과를 거론하는 등 선진국 반열에 오른 자신감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며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경제가 안보인 시대 글로벌 공급망의 어려움도 헤쳐나가고 있고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우리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는 다자주의에 입각한 연대와 협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겼다"며 "세계 최대의 FTA(자유무역협정),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지난달 발효되면서 우리는 세계 GDP의 85%에 달하는 FTA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우리의 경제영역이 그만큼 넓어진 것"이라고 자랑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는 "3·1 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루었다"며 "우선 우리가 이루어야 할 일은 평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며 항구적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이 적극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일본에는 반성을 촉구하며 대화에 나서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 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 위기와 새로운 경제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하기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기념사에서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과의 대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점을 생각하면 원론적인 메시지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기념사 마지막에서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을 흔들 수 없다. 이제 누구도 국민주권을 빼앗을 수 없다. 이제 누구도 한 사람의 삶을 소홀히 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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