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생한 경북 울진의 대형산불이 사흘째인 6일 현재까지 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금강송 군락지로 널리 알려진 울진 산악의 특성도 있지만, 최근 극심한 건조현상과 강한 바람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더한 탓이다.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울진 산불은 최초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 154 일원의 야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사유지의 폐쇄회로TV 영상을 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14분쯤 연기가 피어오르다 불과 6~7분여 만에 산 잔체가 불길에 뒤덮였다.
당시 울진에는 건조특보와 함께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0m를 넘나드는 강풍특보까지 겹치며 불길은 북쪽인 강원 삼척 방향으로 빠르게 번져갔다.
이후 5일 바람 방향이 변하면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6일부터는 다행히 초속 6m 정도로 바람이 다소 잦아들었지만 이미 확산된 불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울진군 주민 황모(47) 씨는 "불씨가 새처럼 여기저기 건너뛰며 한 때는 자동차 속도보다 불길 번지는 속도가 더욱 빠르게 느껴졌을 정도"라며 "가족들과 친척집으로 몸을 피했다. 떨리는 심장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울진은 평소에도 대형 산불에 취약한 편이었다. 특히 겨울철이면 솔방울과 마른 소나무잎 등 불쏘시개로 쓰이기 쉬운 소재들이 빽빽한 산림에 가득 쌓이고 있다. 흔히 정유 성분으로 알려진 송진도 발화특성이 높아 불길의 속도에 영향을 보탠다.
특히 올해는 50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발생한 시기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3㎜로 평년 대비 14.6%에 불과하다.
여느 때보다 비가 간절한 시기이지만, 불행하게도 한동안 비다운 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오는 13일에야 70~80% 확률로 비가 올 것으로 관측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강수량은 예보되지 않은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극심한 가뭄으로 산불 위험도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심각' 수준이다"면서 "일주일 뒤에야 전국적인 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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