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진‧삼척 산불] 9박10일간 산불과의 사투 끝났다…울진 산불 진화 완료

13일 내린 단비가 큰 도움…산림 2만여㏊ 잿더미
경북도, "피해 복구·주민 생활 안정 총력"

마을 전체 가구가 불에 타버린 북면 신화2리 모습. 울진군 제공
마을 전체 가구가 불에 타버린 북면 신화2리 모습. 울진군 제공

겨울 내내 말랐던 하늘에서 마침내 내린 단비가 9박10일간의 산불과의 사투를 끝냈다. 경북도 등 산림 당국은 13일 오전 9시 울진·삼척 산불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쯤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첫 발화한 뒤 213시간이 걸린 진화 작업에 마침표가 찍혔다.

산림·소방 당국은 통계 작성 뒤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이번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연인원 3만6천379명의 진화 인력을 투입하고 헬기 679대, 진화차 342대, 소방차 2천422대 등 진화 장비를 투입했다. 하루 평균 3천600명의 인력과 68대의 산불 진화헬기가 투입됐다.

이번 산불로 울진에서만 1만8천463㏊ 산림이 피해를 봤고 삼척 2천460㏊를 더하면 총 2만923㏊(축구장 2만9천304개 규모)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단일 산불로는 2000년 동해안 산불 당시 강원 삼척 근덕명 궁촌리 발생 산불의 피해 면적 1만2천997㏊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13일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최병암 산림청장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경북 울진 및 강원 삼척 주불 진화 완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최병암 산림청장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경북 울진 및 강원 삼척 주불 진화 완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택 등 500여 개소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고 3천529가구 5천563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219가구 335명의 주민은 산불 피해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이재민 신세가 됐다.

이번 산불은 응봉산 일대 등의 험준한 지형, 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가뭄이라는 악조건 속에 울창한 소나무림이 땔감 역할을 했다. 강한 바람은 산불을 순식간에 확산시켜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야기했다.

불이 크게 확산하자 산림 당국은 발화 당일 오후 2시 10분 최고 대응인 신불 3단계를 발령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울진군수로부터 지휘권을 넘겨받아 통합지휘본부를 꾸렸다.

하지만 순간 풍속 초속 20여m의 강풍으로 산불은 강원도 경계를 넘어섰고 5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7시 지휘권은 산림청장에게 이양됐다. 또한 오후 10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재난사태'까지 선포했다.

13일 새벽부터 내린 비로 불길은 잡혔지만 산림 당국은 산불이 다시 발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잔불 진화와 뒷불 감시에 힘을 쏟고 있다.

경북도는 그간 진화 작업이 이뤄지는 와중에도 피해시설 복구, 대피자와 이재민 안정을 위한 현장지원단 울진군 설치 등 수습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재민 임시거주시설 마련, 농·축산 분야 피해 복구 지원 등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애를 쓰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제부터는 피해 복구에 매진해 집과 일터를 잃은 도민에게 지방·중앙 정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피해 주민이 온전히 일생 생활과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국민에게 감사하고 한걸음에 달려와 산불진화에 사투를 벌인 진화 대원, 자원봉사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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