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움갤러리(대구시 동구 효신로4)가 봄을 맞이해 22일(화)부터 'Seen Unseen-현대미술의 사유'전을 연다. 지난해 확장 재개관 기념으로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 등 현대미술의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3인의 시선전'을 개최해 큰 화제를 모은 이후 두 번째 기획전시다.
이번 기획전에 초대된 오세열, 유근택 작가는 'Seen Unseen'이라는 주제에 맞게, 보여지는 그림 속에서 보이지 않는 사유의 세계를 끌어내는 추상의 서양화, 동양화 기법을 선보인다.
오 작가의 작품은 검은 칠판에 하얀 분필로 낙서한 듯, 순수함이 느껴진다. 빽빽이 적힌 숫자 위에 덩그러니 떠있는 호롱불, 몽당연필, 숟가락, 단추 등의 오브제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시간의 흔적, 삶의 흔적이다. 물감을 여러 겹 겹쳐 올려 긁어낸 거친 마티에르 기법은 오래되고 낡은 것들이 주는 친숙하고 친근한 느낌을 더한다.
유 작가는 지난해 10월 제22회 이인성 미술상을 수상하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동양화 재료를 사용해 지루한 일상을 낯선 장면으로 전환시킨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듯 보이지만, 결국은 그 찰나를 형성하는 축적된 사건과 시간, 역사를 압축한 것이다. 사람, 마을, 풍경, 정원, 분수 등 일상적 풍경이지만 그 속에 담겨진 서사들은 시공간을 넘어 무한함을 지니고 있다.
두 작가는 작업방식이나 화풍이 상이하지만 일상의 경험을 토대로 시간과 공간, 시대상을 캔버스 위에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일상성을 구현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관객들은 두 작가의 그림 너머로 익히 경험해본 듯한 추억과 사유를 느낄 수 있다.
김수현 쇼움갤러리 대표는 "봄을 맞아,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며 상처받은 마음들을 치유하는 염원을 담아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며 "팬데믹으로 인해 잊혀졌던 우리의 감성과 추억이 살아나고 소중한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폴 클레(Paul Klee)는 '그림이란 보이는 것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기획전이 폴 클레가 말한 미학적 사유의 속성과 묘미를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6월 30일(목)까지. 매주 일·월요일, 공휴일은 휴관이다. 053)745-9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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