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평행선…민주 "24일 단독 처리"

윤호중 "국민의힘, 막무가내 횡포로 특위 공전시켜"
이준석 "지선 임박한 상황, 동의 어려운 측면"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정의당 여영국 대표의 방문을 받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원을 최소 3인 이상 뽑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문제에 대한 여야 입장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4일 정개특위 전체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 단독 처리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말 바꾸기와 막무가내 횡포로 정개특위를 거듭 공전시키고 있어서 참으로 걱정스럽다"면서 "국민의힘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반대에 그치지 않고 소선거구제로 돌아가자며 어깃장을 놓는가 하면 자신들 텃밭인 특정 지역에서 광역의원 정수를 늘려달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뿌리를 아예 뽑겠다는 발상이며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의가 현재 답보 상태"라면서 "국민의힘이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다. 아주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24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관련)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중대선거구제안을 '선거용'으로 규정하고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만나 중대선거구제를 두고 의견을 나눴으나, 합의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저는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서도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거제도를 정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당내 인식에도 공감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중대선거구 도입에 찬성하는) 정의당 의견과 철학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어떤 변화 필요하다는 점에선 동의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이견 차이로 민주당이 24일 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더라도 사실상 당장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24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하는 만큼 구체적인 처리 일정과 협의 등은 새 원내대표가 국민의힘과 협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정의당 여영국 대표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