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호수가 그림 같은 대구 달서구 도원지.
햇살도 상큼, 발바닥에도 새봄이 왔습니다.
운동화도 쓸모없고, 이곳에선 늘 맨발입니다.
간질간질 찌릿찌릿 따끔따끔? 처음엔 그랬지만
이만큼 시원한 산책이 없습니다. 얼마나 좋냐구요?
불면증에 베란다서 샌 날이 억울한 김태희(65) 씨.
맨발 걷기(587일차) 후론 '꿀잠'이라며 침이 마릅니다.
무지외반증에 시달린 최희숙(65) 씨는 수술도 미루고
시작한 맨발 걷기(1,252일차)가 뜻밖의 행운이었습니다.
발가락 통증은 물론, 발톱 무좀까지 싹 나았습니다.
척추측만증으로 운전도 힘들었던 박점호(67) 씨도
여기저기 병원을 전전하며 좋다는 약은 다 썼지만
통증을 멎게 한건 '흙을 마주한 맨발'이라 말합니다.
석 달 만에 차도를 느껴 재미를 들인지 1,617일째.
이제 밥은 굶어도 흙 밟기는 거를 수 없다 했습니다.
대구 복현초교 운동장은 늘 '맨발 교실'입니다.
선생님은 아이들과 수시로 맨발걷기 수업을 합니다.
아이들은 "발바닥에 불이 붙었다"면서도 신이 났습니다.
걷다가 뛰고, 모래밭에 주저앉아 모래성도 만들고….
벌써 수업 끝? 마치는 종소리가 얄밉도록 싫습니다.
'0교시' 맨발이 재밌어 일찍 오는 아이도 많습니다.
맨발로 걷고 난 후 하는 미술시간은 참 신기합니다.
어둡고 칙칙했던 도화지가 더 밝고 환해졌습니다.
인사성도, 마음씨도 더 밝아지고 '학폭'마저 사라져
맨발걷기는 행복을 만드는 '마법'의 시간이 됐습니다.
이렇게 변한 건 1주 5번 하루 60분 이상 맨발로 걷자는
이정안 교장의 '7560 플러스 운동' 덕입니다.
"교실 수업은 쌤이, 운동장은 내가 책임진다."
미네랄 가득한 소금을 뿌려 운동장을 소독하고
선생님과 함께 새똥, 개똥을 줍고 돌을 골랐습니다.
이 기적 같은 맨발 걷기는 대구에서 시작됐습니다.
대구교육대 권택환 교수(한국교총회장 직무대행)가
2013년 3월 1일 설립한 '맨발학교'가 일등공신입니다.
권 교수는 "다른건 몰라도 불면증, 소화불량, 안구건조증,
무좀을 쫓는 데는 맨발 걷기가 제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땡볕을 얼마나 걸었는지 내민 발등이 까매졌습니다.
475명이 출근 중인 맨발학교 대구 '카톡방'은 연일
"카톡~ 카톡~" 인증샷 놀이로 쉴 틈이 없습니다.
10년 전 그때 이상한 눈초리도 이젠 당연한 눈치.
지구와의 접지, 맨발걷기는 당당한 문화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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