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학교 현장에서 업무 과중에 따른 피로 누적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첫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2월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대구의 학생·교직원 확진자는 모두 9만9천368명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2일 개학 이후 발생한 확진자만 7만1천638명(학생 6만2천504명, 교직원 5천688명)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최근 한 달 새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교직원들은 고군분투 중이다. 한 중학교에서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교사 A(47) 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교직원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학교가 동시다발로 대체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강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며 "인력이 부족해 국어 수업에 수학 선생이 들어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B(49) 씨는 "지난달 21일 반 학생 20명 중 10명이 한꺼번에 확진됐다"며 "확진 학생은 온라인 수업을, 등교한 학생은 현장 수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수업 집중이 어려웠다. 온라인 수업 자료도 별도로 만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보건교사 고충도 상당하다. 한 고등학교 보건교사 C씨는 "보건실 방문 학생 돌봄과 성교육, 학생 비만 관리, 교내 공기수질점검 등 기존 업무도 많은데 방역도우미 점검과 전교생 코로나19 현황 파악, 확진자 등록, 학부모 민원 응대 등 새로운 업무까지 겹쳐 번아웃 직전"이라고 하소연했다.
급식실 종사자도 인력 공백과 신입 교육 등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수성구 한 초등학교 조리실무원 D(60) 씨는 "급식실에서 일하는 4명 중 1명이 확진판정을 받고 1명은 모친상을 당해 절반의 공백이 생겼다"며 "대체 인력을 구하기 위해 거의 50곳에 전화를 돌렸지만 결국 1명밖에 못 구했다. 그마저도 보건증만 있고 급식실 근무 경험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교직원 업무 부담을 덜어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장은 "현재 학교 현장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며 "소진된 교사들의 회복을 위해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됐을 때 임시 방학이나 한시적 전면 원격수업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 교사들의 고충은 공감하지만 임시 방학의 경우 돌봄 문제 등 학생과 학부모에게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추진이 쉽지 않다"며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급식실 종사자의 경우 단기로 일하길 희망하는 구직자만 별도로 모집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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