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번은 마을 주민 장명자(65),정경희(60) 씨.
오전 10시, 농장에 출근해 비질로 싹싹 먼지를 쓸더니
위생복으로 갈아 입고선 곧장 재배실로 향합니다.
LED 빛과 양액으로 쑥쑥 자라는 상추가 참 신기합니다.
며칠 후면 첫 수확. 재미도 붙이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우리 동네 살리기 도시재생 뉴딜사업 일환으로
대구 서구 비산 2·3동에 들어선 스마트 웰빙 농장.
도시재생지원센터 아이디어로 주민 15명이 출자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수익을 목표로 만들었습니다.
전국 도시재생 사업장 534곳 중 '스마트 팜 1호'입니다.
10가지 영양소를 물에 녹인 양액이 자동 공급되고
잡초와 해충은 제로, 최적의 온·습도에 바람까지 솔솔.
하늘만 처다보는 텃밭에 비하면 전천후 농장입니다.
모종을 옮겨 심고 4주면 수확. 장마철도 한겨울도 없이
1년 열두 달 내내 심고 수시로 뽑아 먹을 수 있습니다.
동네 폐가 부지를 사들여 3층(317㎡)으로 지은 농장엔
회의실, 홍보체험실, 육묘장, 포장실까지 갖추고도
재배실 85㎡(26평)에 4단으로 올린 상추는 무려 4천 포기.
텃밭으로 치면 330㎡(100평)에도 뒤지지 않는 양입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예상 소득이 월 6백만 원이랍니다.
"식물 공장? 상추는 언제 나오나 맛 좀 보자"
이웃 주민들은 '무농약 수경재배'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도시농업의 미래라며 전국에서 찾는 발길도 바빠졌습니다.
키우는 채소는 상추를 비롯해 적겨자, 케일 등 5가지.
곧 마을잔치를 열고 홀몸 어르신께 선물도 드릴 예정입니다.
경부선 옆 산비탈에 오랜 단층주택이 빼곡한 이곳은
산업화 시절 염색공단, 3공단 일꾼들이 기름때를 씻고
단칸방에서 고단한 몸을 뉘던 배드타운이었습니다.
그때 바글바글했던 발길도 줄어 1997년 대비 반토막.
세월의 부침에 건물은 낡고 마을은 쇠락했습니다.
20년 이상 노후 건축물(2017년 집계구 기준)이 87%,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도 대구서 네 번째로 높습니다.
여기마저 재개발로 싹 민다면 더는 갈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단장하고 정비하고 고쳐쓰자는 도시재생.
새집만은 못해도 정과 추억, 역사는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그때 집집마다 아랫목에서 미네랄 가득한 샘물로 길러먹던
그 콩나물 시루가 IT 기술을 만나 이렇게 발전했습니다.
인구소멸 위기에서 지속가능한 마을로, 도시재생 길목에서
공동체로 소득까지 바라보는 도시농업, 인동촌 스마트 팜.
지금 이곳에선 주민들의 희망 어린 상추가 파릇파릇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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