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않는 샘이 되고 싶습니다. 더 좋은 공간을, 더 빛나는 순간을 찾기 위해 항상 공부하고 바삐 움직입니다."
강위원 작가(전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사진)는 국내외를 오가며 역사의 흔적과 인류의 전통, 문화를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인류학자이자,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기록가다. 작업을 책으로 펴낸 것만 10여 권에 달한다.
▷2002년 금복문화예술상 ▷2010년 녹조근정훈장 ▷2018년 대구시문화상 ▷2018년 한국사진문화상 공로상 등을 수상했으며 대구사진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강 작가는 1990년 중국 연변대 초빙교수 시절 백두산을 찾은 것을 계기로 조선족 연구에 관심을 가졌고, 이후 빠르게 사라져가는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당시 조선족을 연구하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마을을 찾기 전에 촌장과 공산당 서기에게 연락해 방문 허락을 받고, 정해진 시간에 방문해야 했습니다. 여러차례 찾아가다보니 마을 주민 모두와 얼굴을 트고 친해졌습니다. 경계가 점점 풀리면서 주민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그들이 이주해온 배경과 문화를 조사해 기록으로 남기게 됐죠."
그는 귀국해서도 중국을 100여 차례 오가며 조선족 마을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족의 오늘', '흑룡강성의 조선족', '조선족 문화를 찾아서' 등의 책을 펴냈다.
2007년 북경중앙민족대 연구교수로 재직 중에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 동북3성 일대를 뛰어다녔다. 그는 "오랜기간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작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독립운동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고구려와 발해의 발자취가 살아 있는 동북3성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역사적 장소의 흔적과 후손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고스란히 담았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국내에서 천착해온 작업은 팔공산의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풍경이다. 수도 없이 골을 오르내리며 팔공산의 사계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팔공산에는 김유신 장군이 몸과 마음을 수련한 중암암이 있습니다. 삼국통일의 원동력이 된 산인 셈이죠. 팔공산 부인사에는 초조대장경이 안치돼 있고, 임진왜란 당시 조선 군사로 구성된 군대가 처음으로 일본을 무찌른 것도 팔공산 영천성전투입니다. 팔공산은 수려한 자연은 물론 역사적 가치가 있음에도 신라 오악(五岳) 중 유일하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그는 26일(화)부터 대구 동구 아양아트센터에서 '팔공산 사진전'을 연다. 사계절 풍경을 담은 35점을 비롯해 국보·보물 등 문화재를 촬영한 10점의 사진을 선보이며, 이외에 105점의 사진은 슬라이드쇼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유신 장군의 수도처인 중암암 석굴 위로 자라난 만년송을 비롯해 '공산의 미소' 갓바위 부처의 모습, 컬러사진이지만 짙은 안개로 마치 흑백사진처럼 보이는 '소년대에서 바라본 동화사와 천왕봉' 등 웅장하고 경이로운 그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강 작가는 "바위 틈에서 자라난 나무들에서 강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며 "험지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남는 우리 민족성을 담고자 했다"고 했다. 전시는 5월 8일(일)까지. 053)230-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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