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 '낭포성 히그로마' 앓는 아이…고통스럽게 울며 "엄마, 나도 학교 가고 싶어"

종교 박해 피해 한국으로 도망 온 파키스탄 네 식구…인도적 체류자로 생활 연명
둘째 아들 '목에 난 혹' 서울서 수술 받을 돈 없어…통장 잔고도 바닥, 매일매일 눈물만

엄마 지미(가명·36) 씨가 통증으로 힘든 칼리(가명·3)를 안고 있다. 배주현 기자

어느 깊은 밤 대구의 한 대학병원 소아병동의 병실. 목에 난 혹으로 좀처럼 잠을 자지 못한 칼리(가명·3)가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다른 아이의 잠을 방해할까 엄마 지미(가명·36) 씨는 칼리를 안고 복도로 나온다. 통증이 심한지 칼리의 울음은 잘 그치지 않는다. 매일 잠에 잘 들지 못하는 아이로 지미 씨도 두 다리 뻗고 잠을 자지 못한 지가 벌써 2개월째. 오늘도 작은 몸에 영양제 수액 줄을 주렁주렁 매단 아이를 안고 캄캄한 병동 복도를 몇 바퀴 돌며 기나긴 밤을 버텨본다.

◆종교박해 피해 한국으로

지미 씨와 남편 호세(가명·42) 씨는 파키스탄에서 온 난민이다. 호세 씨는 이슬람교를 믿었지만 소수 종파란 이유로 온갖 탄압을 당했다. 무자비한 폭력 등 끊이질 않는 종교박해에 결국 그는 파키스탄을 떠났고 두바이에서 6개월을 숨어 살다 지난 2006년 한국에 난민 신청을 위해 들어왔다. 고향에서 같은 박해를 받고 있었던 지미 씨 역시 지인을 통해 한국에 먼저 정착한 호세 씨를 소개받았고 2016년 한국으로 와 둘은 결혼했다.

대구 달성군에 정착한 이들은 첫째 아들 와지드(가명·5)를 낳고 넉넉하진 않았지만 마음만은 편안한 삶을 살았다. 호세 씨는 자동차 부품 공장에 다녔고 지미 씨는 집에서 아이를 돌봤다. 인도적 체류자 비자로 생활을 이어갔기에 일자리는 늘 불안정했다. 난민이라는 이유로 실직이 잦았고 100만원 안팎의 돈이 월급의 전부였다. 그래도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생활에 감사한 나날들이었다.

둘째 칼리는 목에 큰 혹을 가지고 태어났다. 출산과 동시에 병원에서 혹을 바로 발견했지만 너무 어린 탓에 의사는 수술 시기를 2~3살로 미루자고 했다. 물혹이 기도를 압박하는 '낭포성 히그로마' 병이었다. 아이를 안고 외출을 하면 툭 튀어나온 혹에 늘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내야 했다. 통증도 심해 칼리가 집에서 까무러치기를 반복하던 차 더는 수술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부부는 얼마 전 병원을 찾았다.

◆감당할 길 없는 아들 병원비

무사히 수술이 잘 끝나기만을 바랐지만 입원 뒤 삶은 더 어려워졌다. 혹을 제거해야 하는데 대구에서 칼리의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의사가 없었고 급하게 들어간 1차 수술 후 염증이 발병하면서 퇴원은 자꾸만 미뤄졌다.

엄마와 막내가 병원에서 고군분투하는 사이 달성군의 원룸에는 아빠와 첫째 아들이 발버둥 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호세 씨는 코로나19로 실직해 더 이상 일을 나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줄어드는 생활비에 첫째 아들의 어린이집 비용도 내지 못해 아빠와 아들은 매일 집에서 하루를 보낸다.

간간이 들어오는 아르바이트에 호세 씨가 몇 시간씩 집을 비워야 하는 상태면 하는 수 없이 호세 씨는 아들 손을 잡고 어린이집을 향한다. 흔한 파키스탄 친구 한명 없는 마을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칠 곳이 없다. "제발 몇 시간만 아이를 봐달라"고 어린이집 원장 앞에서 연신 고개를 숙인다.

수술은 몇 차례 더 남았는데 통장 잔고는 이미 바닥을 보인 지 오래다. 대구에서 수술이 불가능해 이제 이들은 서울로 올라가야 하지만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다. 지금도 돈이 없어 지미 씨는 칼리의 끼니로 나온 밥을 함께 먹으며 입원 생활을 버티고 있다. 통증 탓에 하루 종일 울기만 하는 칼리는 한참 울다 "엄마 나도 친구들처럼 가방 메고 학교에 가고 싶어"라는 말을 내뱉는다.

아픈 아이와 고생만 하는 아내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기만 한 남편은 병원을 찾는 날이면 아무 말 없이 고개만 푹 숙인다. 아직 엄마 손길이 필요한 와지드 역시 매일 전화 너머 엄마를 찾으며 운다.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지미 씨도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만다.

대학병원의 로비에서 만난 지미 씨의 큰 눈에는 눈물이 고이다 멈추길 반복했다. "남들 앞에서 울고 싶지 않다"던 지미 씨는 울음을 꾹 참으며 가슴팍에 힘없이 파묻힌 칼리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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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 내역]

◆가족 잃고 오랜 투병생활로 생활이 힘든 정은수 씨에 2,539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남편의 숱한 외도로 이혼하면서 자녀와 연락이 끊겼고 홀로 생활하던 중 병을 앓으면서 생활이 힘든 정은수(매일신문 4월 12일 자 10면) 씨에 2천539만7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빛명상본부 6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이정수 20만원 ▷이창영 5만원 ▷강종수 3만원 ▷박희숙 2만원 ▷신종욱 2만원 ▷문병찬 1만원 ▷박영수 1만원 ▷박인배 1만원 ▷우진숙 1만원 ▷'김나현쌤' 7만원 ▷'따스한햇살' 5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편 세상 떠나고 홀로 아프고 어린 자녀 셋 돌보는 최현희 씨에 2,276만원 성금

남편은 스스로 세상을 떠났고 홀로 아프고 어린 자녀 세명을 돌보는 최현희(매일신문 4월 19일 자 10면) 씨에 52개 단체 232명의 독자가 2천276만50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DGB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박기태) 45만원 ▷대구시설공단사랑나눔봉사단(박00) 40만원 ▷삼성기공(장태종)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16기 동기회 일동 20만원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7기 동기회 일동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천마자동차전문학원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봉산성결교회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지에스GS(박송규)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극동특수중량(김형중) 5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세무사김기욱사무소(김기욱)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황금손부동산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평리수련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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