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육군 하사가 선임 중사 강요로 계곡에서 다이빙했다가 숨졌다는 유족 주장이 나왔다. 군 당국은 숨진 하사가 물을 두려워하는 것은 맞지만, 자발적으로 물에 뛰어들었을 것이라며 단순 사고사로 결론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SBS는 25일 故 조재윤 육군 하사 유족을 인용해 "조 하사가 상급자들의 강요로 계곡에서 물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하사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장기화 위로 휴무를 받은 날 선임 부사관들이 계곡에 함께 갈 사람을 찾으며 "남자답게 놀자"고 불러 경기도 가평 한 계곡에 갔다.
다른 부사관이 말렸고 조 하사도 "방 청소를 해야 한다"고 거절했으나 A 중사가 거듭 제안해 동행했다.
당시 조 하사는 선임 등을 뒤따라 물속으로 뛰어들었으나 스스로 나오지 못하고 제때 구조되지도 못한 채 끝내 숨졌다. 선임인 B 하사가 먼저 뛰어들었으나 조 하사가 주저하자 선임들이 "빠지면 구해주겠다"고 했으나 결국 구조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은 사실상 상급자들의 강요로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조 하사는 그간 물가에 잘 가지 않고 실내 수영장도 가본 적 없을 정도로 수영을 전혀 못했다.
조 하사 사망 5개월 만인 지난 2월, 군검찰은 조 하사의 죽음을 단순 사고사로 결론내렸다. A 중사와 선임 B 하사는 물놀이 주의 지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감봉 2개월을 받았다.
"A 중사 제안을 조 하사가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A 중사 일행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여러 번 계곡을 찾은 A 중사가 큰 걱정 없이 놀러 갔던 것으로 보이고, 술을 마시지 않은 점, 구조를 시도했다는 점 등이 근거다.
부대원들이 A 중사에 대해 '후임들을 배려하는 성실한 인원'이라고 진술서를 써 준 것도 작용했다.
군 검찰은 또 조 하사의 죽음을 '사고사'로 본 근거로 한 사설 진술분석 기관이 "(조 하사를 직접 계곡으로 미는 등의) 강요나 위력은 없었고, 조 하사 성격상 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도전해보려는 동기에서 다이빙했을 것"이라는고 추정한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유족은 군 당국이 사고 현장에 있던 당사자들의 "조 씨가 뛰기 싫어했던 것 같다" "강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진술조차 외면했다며 면죄부 수사라고 반발했다.
유족은 장례 절차를 중단한 채 A 중사와 부대 책임자들을 과실치사 등 혐의로 고소하고 국방부와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재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한 유족은 "군 관계자가 사고 당사자들을 모아놓고 일괄적으로 진술서를 받았다.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데 어떻게 안 좋은 말을 써줄 수가 있을까. 은폐하려 하는구나 (생각했다)"라면서 "(조 하사가) 차가운 냉동고에 지금 7개월째 있는데, (군 관계자 가운데) 미안했다든가 그런 말을 해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SBS는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A 중사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올린다. 송구스럽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육군 측은 유감을 밝히고서 "유족 지원에 최선을 다했으며, 형사 절차도 공정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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