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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녹취록서 남욱 "이 사업 4천억짜리 도둑질, 대한민국 도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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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사업 추진 당시 남욱 변호사에게 뇌물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3일 유 씨와 남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정민용 변호사 등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전날 공판에 이어 이날도 정 회계사가 남 변호사, 김씨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들을 재생했다. 법조계에선 이 녹음파일을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보고 있다.

공개된 녹음파일에서 정 회계사는 "지난번에 통화를 들려주신 적이 있지 않나, '유유'가 갖고 오라고 난리 치는 것 들었다"며 "좀 심하더라, 돈 맡겨놓은 것처럼 빚쟁이 다루듯이 하더라"고 말한다. 정 회계사가 언급한 '유유'는 유 씨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남 변호사는 "신경 써야 할 일 아니다"라며 "완전 지겹다"고 대답한다.

검찰은 "이 파일은 2013년 10월 4일 남욱과 정영학 사이 전화 통화를 녹음한 것"이라며 "유동규 피고인이 남욱 피고인에게 금전을 요구하고 재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2014년 11월 5일 정 회계사와 통화에서 대장동 사업을 빗대 "4천억원짜리 도둑질"이라며 "(문제가 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거다"라고도 표현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법임을 충분히 인지한 셈이다.

녹음파일에는 정진상 전 민주당 선대위 부실장(전 성남시 정책실장)의 이름도 등장했다.

검찰은 2014년 6월 29일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간 통화 녹음을 재생하면서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성남시의원, 유동규, 김만배가 모여 의형제를 맺고, 김씨가 대장동 사업 추진과 관련된 이야기를 정 전 실장에게 하자 정 전 실장이 '2015년 전반기에 다 정리해서 끝내겠다'고 한 것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연합뉴스

녹음파일에서 남 변호사는 이 같은 얘기를 정 회계사에게 전하면서 말미에 "만배형이 알아서 다 하실 거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정 회계사의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청취하는 증거조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녹음 파일의 음질이 좋지 않아 일부는 법정에서 사실상 식별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유씨는 화천대유 측에 막대한 개발이익을 몰아준 배임 혐의 외에도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로부터 3억5천200만 원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하고,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700억원 가량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다.

김 씨 등은 유 씨와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천176억원의 이익을 몰아주고 그 액수만큼 성남도개공에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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