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후보가 모두 '선대위 없는 캠프'로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다른 후보군을 압도하는 만큼 두 사람은 당선 최유력 후보로 분류된다. 또 그런 후보라면 '매머드급'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대규모의 선대위를 꾸린 뒤 각종 임명장을 주는 등 '세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엔 둘 다 예상밖 결정을 내렸다.
홍 후보는 앞서 지난 3일 "대규모 선대위 없이 대구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캠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머드급 선거대책기구를 만들지 않고 실무 중심으로 최소화하며, 조직 동원이나 임명장 남발 등 구태를 답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열흘 뒤인 지난 13일 이 후보도 "선대위 구성 없이 '도민이 도지사'라는 슬로건 아래 도민 캠프를 운영하겠다"며 뒤따랐다. 이 후보는 "도민 누구나 캠프에 참여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실무진 중심으로 빠르고 간소한 캠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양측 캠프는 공통적으로 선대위 없는 캠프의 최대 장점을 '간결한 의사 결정'으로 꼽고 있다. 대규모 선대위를 꾸리는 것보다 후보를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장점을 내세웠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각종 위원회에 부위원장만 수십 명에 이르는 대규모 선대위로는 빠르게 결정하기도 어렵고, SNS가 발달한 지금은 여기저기서 뒷말들이 나오면서 곤경에 처하는 상황이 자주 있다"며 "일반 기업처럼 후보를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행동이 가능한 '선대위 없는 캠프'가 트렌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어차피 당선될 가능성이 높으니 '빚'을 지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선대위를 꾸리지 않으면 캠프에 합류하는 인원이 적어질 수밖에 없고, 자연히 지역 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거나 검토해 공약에 녹여낼 수 없다는 단점이 생기는데 이게 두 후보에겐 오히려 '잇점'이 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선거 캠프 관계자는 "선대위를 꾸려 선거를 치르면 여러 측면에서 '도와준 사람'들이 생기고 각종 정책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당선된다면 이들을 챙겨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고 굳이 빚을 지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철우 후보는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선거를 여러 차례 해보며 조직을 만들고 자리를 주는 것이 나중에 가면 결국 부작용으로 나타나더라. 그래서 자발적으로 와서 도와줄 수 있는 열린 분위기를 만든 것"이라며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도 선대위를 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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