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예숙 대구 동성초교 교사 "별것 아니어도 칭찬해 주세요"

김예숙 대구 동성초등학교 선생님의 '아이들 사랑하는 법'
"충동적 행동 말썽 피우던 아이 '사랑한다' 말해주니 태도 변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활동, 부지불식간에 자존감 높여줘

학생들의 작품이 걸려있는 게시판 앞에서 작은 손하트 포즈를 잡은 대구 동성초등학교 김예숙 선생님. 이화섭 기자.
학생들의 작품이 걸려있는 게시판 앞에서 작은 손하트 포즈를 잡은 대구 동성초등학교 김예숙 선생님. 이화섭 기자.

한국 사람들은 유독 칭찬에 인색하다고들 한다. 특히 대부분의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한창 자라나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이전의 성과를 뛰어넘은 성과를 가져와도 "왜 이것밖에 못했어?"라는 말로 초를 치기 일쑤고 선생님들도 "다 좋은데, 이것만 좀 더 잘 했어도…."라며 칭찬인 듯 칭찬아닌 칭찬같은 말로 학생들을 헷갈리게 하기 일쑤다.

물론 모든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그렇지는 않다. 대구 동성초등학교에서 4학년을 담당하는 김예숙 선생님처럼 말이다.

김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칭찬해주기'와 '꿈 심어주기'를 가장 중요시한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칭찬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같은 학급의 학생들끼리도 서로를 칭찬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교육시킨다. 김 선생님이 칭찬해주기를 통해 교육의 성과를 이뤄낸 활동 중 하나가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라는 활동이다.

칠판에 무작위로 학생의 이름을 적어놓은 뒤 그 학생의 아름다운 점, 칭찬받을 점 등을 작은 패널에 적어 붙이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부지불식간에 자존감을 높이는 활동으로 이해하다 보니 반응도 좋다.

학교 출근할 때도 학생들에게 칭찬을 해 주려고 늘 생각하고 온다는 김 선생님은 칭찬이 주는 학생의 변화가 분명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별로 칭찬할 구석이 없어보이는 아이들을 잘 관찰해 어떻게라도 칭찬할 구석을 찾아 칭찬해주면 점점 행동이 달라지는 게 보인다고. 그래서 김 선생님은 칭찬보다 좋은 교육은 없다고 주장한다.

"자존감 낮은 아이들이 칭찬을 한 번 크게 해 주면 무슨 일이든 굉장히 잘하려고 애를 쓰고 선생님을 잘 따르려고 하거든요. 별로 칭찬해 줄 것이 없어 보이는 아이들도 있죠. 하지만 이런 친구들은 칭찬할 거리가 생기면 크게 칭찬해주죠. 그렇게 잘 한 점을 칭찬해주면 맨 처음에는 낯설어하다가 두 번, 세 번 칭찬해주면 '우리 선생님은 날 정말 이해하는구나'라고 느끼면서 행동이 달라져요. 그래서 칭찬보다 좋은 교육은 없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칭찬의 효과를 본 경우도 많다. 예전에 맡았던 학생 중 한 명은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말썽을 많이 피웠었는데 김 선생님이 꾸준히 그 학생을 따로 불러 "선생님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점심 급식 때 인사하는 모습을 칭찬해 주는 등 다양하게 칭찬으로 자존감을 높여주었더니 그 학생의 태도와 성격이 점점 교정되었고, 중학교 진학 이후에는 학부모로부터 감사 인사를 담은 문자메시지를 매년 받는 사이로 발전했다.

학부모와의 상담에도 김 선생님은 "자신의 자녀를 1주일에 세 번 이상 칭찬해주라"고 조언한다. 어느날 아이가 옷을 가지런히 벗어놓거나 신발을 잘 정리하는 모습처럼 작은 것부터 잘 칭찬해주면 아이의 태도가 바뀐다고 김 선생님은 말한다. 이 조언에 많은 학부모들이 난감해하기도 한다.

학부모 세대들이 칭찬을 잘 듣고 자란 세대가 아니다보니 서로가 쑥스러워 한다는 것. 그래도 김 선생님은 "자신의 작은 행동에도 칭찬을 받기 시작한다면 아이의 행동은 분명히 변한다. 단,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한꺼번에 몰아서 지적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칭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교직에 몸담은 지 올해로 33년째인 김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심어주며 즐겁게 교직생활을 하는 게 목표"라며 "아이들이 내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그걸 잘 들어주는 교사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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