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류세 30% 인하 무용지물…대구 기름값도 2천원대 코앞

화물차 종사자 보조금 늘렸지만 상승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

지난달 29일 대구 시내 한 주차장에 세워진 경차 주유구에
지난달 29일 대구 시내 한 주차장에 세워진 경차 주유구에 '기름값이 사람 잡네'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어 눈길을 끈다. 유가 등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정부는 30일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기름값이 연일 무섭게 치솟고 있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늘리고 화물차 등 종사자에게 유가연동보조금을 확대했지만 기름값 상승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대구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날 대비 2.35원 오른 리터당 1천996.5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도 전날보다 1.91원 오른 1천987.0원으로 나타났다. 통상 휘발유보다 저렴한 경유의 가격이 더 비싼 현상도 일어났지만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지난달 26일부터 휘발유 가격(1974.1원)이 경유(1973.6원) 가격을 재역전했다.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 중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이다. 휘발유는 유일하게 2천원이 넘지 않았다. 하지만 휘발유 수요 성수기인 6~8월에 접어든 데다 국제유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2천원대' 진입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휘발유는 국제 유가와 2~3주 시차를 두고 가격에 반영된다.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에 나선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형성해왔다. 또 지난달 말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도시를 봉쇄했던 조치를 완화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뛰어올랐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러시아 석유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2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6.87달러, 두바이유 가격도 112.02달러를 기록했다. 4월 초 주요 석유 소비국 모임인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로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3월 말 가격으로 회귀한 것이다.

유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원유의 공급과 수요 중에 어느 곳에 방점이 찍힐지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측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부분 금지, 중국 내 봉쇄 조치 완화, 주요 산유국의 증산 규모 확대 등으로 향후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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