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 정상석 '잘못된 미터 표기' 방치 망신…대문자 적혀 논란

소문자 원칙인 미터를 대문자 M으로…누가 언제 설치했는지도 몰라
지역 상징적 명산 위상에 먹물…"대구경북 명산 정상석 오류 고쳐야"
국립공원 승격 위해 정비 필요

팔공산 비로봉 정상석. 출처 경북도청 홈페이지
팔공산 비로봉 정상석. 출처 경북도청 홈페이지

대구경북의 대표 명산인 팔공산 비로봉 정상석에 길이 단위 표기가 잘못돼 오류를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탐방객이 인증 사진을 남기는 정상석의 잘못된 표기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국가표준기본법 시행령을 살펴보면 길이의 측정단위인 미터는 소문자 'm'으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정한 것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하지만 팔공산 비로봉 정상석에는 '1193M'으로 높이를 표기하고 있다. 법에 따른 표기법과 다를 뿐만 아니라 숫자 뒤에 M이 붙어 10의 여섯제곱배를 뜻하는 것으로 달리 해석될 수도 있다.

미터는 '잰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메트론(metron)과 라틴어 메트룸(metrum)에서 유래했다.

프랑스 대혁명 때 탄생한 도량형의 명칭도 '미터법'이었는데 킬로그램, 리터 등 다양한 단위 중에서도 길이 단위인 미터가 전체 도량형의 기초 역할을 하도록 정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과학자들은 1m를 '북극에서 적도까지 거리의 1천만 분의 1'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터의 표기를 정확히 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상징성이 적잖다.

지역 일각에서 "대구경북을 상징하는 산인 데다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을 추진하는 마당에 정상석 표기 오류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또한 "향후 통합신공항 시대, 지역 대표 관광자원으로 국립공원이 된 팔공산을 염두에 둔다면 현재 표기대로는 국제적 망신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울러 대구경북의 여러 산 정상석의 잘못된 표기를 살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와 관련, 팔공산도립공원사무소 측은 "현재 팔공산 정상부 불필요 시설물 철거 등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정상석 신규 설치 등 다양한 대안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설치된 정상석은 크기도 작고 누가 언제 설치했는지 연원도 불분명하다"면서 "향후 공론 과정을 거쳐 국립공원에 승격된 팔공산에 어울리는 정상석을 제대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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