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현충시설'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행정기관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된 현충시설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대구시와 8개 구‧군에 따르면 대구보훈청에 등록된 지역의 현충시설은 ▷대구경북 항일독립운동 기념탑(동구) ▷앞산공원 충혼탑(남구) ▷고 나야대령 기념비 (수성구) ▷국립신암선열공원 (동구) 등 모두 38곳이다. 중구가 10곳으로 가장 많고 동구‧남구‧달서구‧달성군 5곳, 수성구‧북구 3곳, 서구 2곳 순이다.
지역 내 현충시설에 대한 일원화된 관리체계가 없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다. 시설 38곳 가운데 대구시 등 지자체가 관리하는 곳은 11곳이며 나머지 27곳은 학교와 공원 등 민간에서 관리하고 있다. 몇몇 시설은 뚜렷한 관리 주체가 없어 현황 파악조차 미흡한 상황이다.
이날 오전 11시 찾은 대구 남구 앞산공원의 충혼탑. 현충일 당일 예정된 제67회 현충일 추념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대구시는 6·25 전쟁 직후 전사한 대구 출신 5천400위의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1971년 4월 20일 충혼탑을 건립했다. 대구시가 관리하고 있으며 매년 이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린다.
충혼탑과 약 500미터 거리에 있는 '미국군사고문단 참전비'의 사정은 전혀 달랐다.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500여명의 미국 군사고문단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54년쯤 시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참전비는 앞산공원 내 주차장 인근에 있지만 앞산공원 관리사무소 직원조차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보여주자 그제야 위치를 설명한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앞산공원에서 관리를 따로 하지는 않고, 남구청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히 어떤 관리를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현충시설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보훈청은 지역 내 현충시설로 분류할 수 있는 동상과 기념비, 조형물 등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구보훈청 관계자는 "건립 주체들이 보훈청에 승인 신청을 해야만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며 "현재로선 지역 내 현충시설이 몇 곳이나 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도 현충시설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시는 '동상, 조형물, 기념비 건립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민간이 사유지에 건립해 기부채납한 시설물 80곳에 대해서만 연 1회 점검한다. 현충시설 현황은 따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실질적인 관리는 각 시설물을 건립한 기관의 재량에 달려 있다"며 "대구시에 기부·채납하지 않은 조형물까지 지자체가 관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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