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글로벌 긴축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급망 불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 악화 탓이다.
국내외 기관의 한국 경제 관련 전망은 계속 어두워지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 뾰족한 해법을 찾기도 어렵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통계청 등이 최근 발표한 경제지표를 보면 위기감이 느껴진다.
가장 우려되는 지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5월 물가 상승률은 5.4%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2월까지 3%대 후반 수준이던 물가 상승률은 석 달 만에 5%대 중반까지 뛰어올랐다. 6월과 7월에는 6%대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물가가 오른다고 해서 경기가 활황을 보이는 것도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중 물가 상승) 공포는 커지고 있다.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6%에 그쳤다. 민간소비와 설비·건설투자가 모두 뒷걸음질 친 가운데 수출만 증가했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등 거시건전성 지표도 흔들리고 있다.
4월 경상수지는 8천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흑자 기조를 이어가던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24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위기 기간 경기부양 정책으로 통합재정수지가 201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상·재정수지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는 쉽게 지울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7%로 0.3%포인트 내렸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2.1%에서 4.8%로 2.7%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앞서 4월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5%로 낮추고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1%에서 4.0%로 높인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발간한 '6월 경제동향'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국 경제에 대해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그간 불확실성 확대, 하방 위험 확대를 언급한 것보다 더 어두워진 표현을 쓴 것이다.
현재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가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차질,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주요국 금리 인상과 긴축,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등 대외 요인이라는 데에는 국내외 주요 기관 모두 인식이 같다.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2.9%로 내리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까지 경고한 상태다.
세계 경제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고 각종 대외 불안 요인도 차츰 해소된다면 한국 경제 상황도 좋아질 수 있지만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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