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두꺼비 집단 서식지로 알려진 욱수동 망월지가 두꺼비 생식활동에 매우 적합한 수온과 수중환경을 갖춘 것으로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 4월 발생한 집단폐사 사건이 재연되지 않도록 보존대책을 서둘러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성구청은 올 초부터 약 6개월간 ㈜엔에이피에 의뢰해 실시한 '망월지 두꺼비 산란 및 서식환경 정밀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망월지는 예상대로 두꺼비에 매우 적합한 서식환경이 갖춰진 장소로 나타났다.
다만 해마다 봄이면 욱수산과 망월지를 오가는 '두꺼비 대이동' 장관은 올해 볼 수 없었다. 통상 해마다 1천마리 안팎의 두꺼비들이 많게는 500만개의 알을 산란하는 망월지에는 올해 올챙이 99% 이상이 폐사해 약 1천700마리 정도의 개체만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망월지 수리계는 지난 4월 수질정화 작업을 이유로 수문을 개방해 올챙이 대부분이 떼죽음을 당했다. 수문 개방 직후에 남은 올챙이 상당수도 줄어든 수량과 온도변화 등에 노출돼 폐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용역을 통해 두꺼비들이 인근에 있는 욱수지나 내관지가 아닌 망월지에서만 활발히 산란하는 이유도 규명됐다.
일반적으로 두꺼비는 평균 수온 14℃ 이상에서 산란을 시작하는데, 망월지는 두꺼비 산란철 수표면 및 수중온도가 욱수지와 내관지에 비해서 많게는 12도 이상 높았다. 상류 계곡에서 수량이 계속 유입되는 욱수지, 내관지와 달리 망월지는 수문에 의해 용수가 고여 있는 편이라 수온 유지가 가능하다.
아울러 두꺼비는 알이 물에 유실되지 않게 수초에 여러 번 감아 산란하는데, 망월지의 경우 다른 곳과 달리 수변 저지대에 수초가 빽빽하게 밀집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두꺼비 암수 각 30마리씩 60마리에 대해서는 무선추적장치를 부착해 서식범위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두꺼비들은 대부분 욱수산 방향으로 이동했고 경산 성암산 쪽에서도 일부 활동이 감지됐다.

연구팀은 두꺼비 서식지 및 산란지 보호를 위한 대책으로는 반복적인 수문 개방에 따른 올챙이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법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공유지 전환, 환경부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올해 들어 겨울·봄 가뭄 등으로 두꺼비 산란 및 이동도 평년보다 20일 이상 늦어진 점 등을 감안해 기후 변화에 따른 두꺼비 생태 환경에 대한 관찰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수성구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환경부에 제출하고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을 서둘러달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환경부가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을 염두에 두고 실시하고 있는 별도 용역 결과는 8월 전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도 이번 망월지 수문 개방 사태는 인지하고 있다. 빠른 결론이 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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