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학교] 포항 역사 발자취 기록될 인물들 배출한 `포항초등학교`

[100년 학교] 포항 역사 발자취 기록될 인물들 배출한 '포항초등학교'

배형욱 기자 ship@imaeil.com

매일신문 입력 2022-10-16 13:54:21 수정 2022-10-16 2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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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계 전설 문달식, 근현대 여성운동가 김미희 선생 등 졸업

경북 포항초등학교는 포항의 발전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 학교에는 포항 역사의 발자취에 기록된 특별한 인물들이 전해지고 있다.

먼저 이진우, 이매리, 이태우, 이대공 등 4남매의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27회 졸업생인 이진우 씨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63년 검사가 됐다. 경주지청에 근무할 당시 그는 부친인 재생 이명석 선생이 주도한 흥해 한센인촌 '애도원'(현 성곡농장)의 자립을 도왔다.

그는 음악에도 재능을 보였다. 포항고, 포항 오천고, 한동대 등 여러 학교의 교가를 작사 또는 작곡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군형법', '이야기 법철학', '우리말이 우리말이 아니다' 등 저서 6권을 남겼다. 영어, 독일어, 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서울고검 검사를 거쳐 제11대 국회의원, 민정당 정책위의장, 제13대 국회사무총장, 대통령정무 제1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둘째 이매리 씨는 29회 졸업생이다.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해 초등학교 교사를 지내다 미국으로 건너갔다.

32회로 학교를 졸업한 셋째 이태우 씨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동해중학교 교장을 지냈고, 한동대 설립 당시 설립본부장으로 일하며 대학의 근간을 세웠다.

이들 남매의 막내이자 35회 졸업생 이대공 씨는 서울대 법대를 나온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1년 수료했고, 이후 포스코(포항제철)에 입사해 24년간 일하며 국가기반산업의 기초를 다졌다.

그러던 중 1985년 2월 포항공대 건설본부장으로 임명돼 고(故) 박태준 회장의 지휘 아래에서 2년도 안 되는 시간에 학교를 짓고 교수진을 구성하는 등 세계적 반열에 오른 대학을 만들었다.

회사를 퇴임한 후인 1998년부터는 포스코 교육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14개 유·초·중·고에서 인재를 키워내는데 온 힘을 쏟았다.

그는 포항초 동문회장을 13년간 역임하면서 후배들도 알뜰하게 살폈다.

학교와 포항을 빛낸 인물 중에는 한국 유도계의 전설인 고 동암 문달식 선생도 있다. 11회 졸업생인 그는 1960년 초대 민선 포항시장을 역임하면서 포항의 발전을 견인했다.

1945년 대한무술회 창설의 주역으로 활동했으며, 1965년 유도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경북유도회 제1호 금장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대한무술회는 대한유도회 창설의 바탕이 됐다.

근현대 한국 최초의 여성다인이면서 한국 다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고 명원 김미희 선생 역시 18회 졸업생이다. 그는 여성운동가, 여성문화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선구자로도 불린다.

이밖에도 포항시장, 대학 총장, 다수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가 하면, 1964년 창단한 야구부에서도 김시진, 이동원 등 유명한 야구 선수가 배출되는 등 경북야구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초는 올해로 개교 105년이 됐다. 앞서 10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내건 슬로건은 '과거의 100년, 미래로 1천년을 열어갈 우리 포항초등학교'이다. 포항초는 학생들이 애교심을 바탕으로 인성을 기르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박미령 교장은 "포항초는 온갖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어져 오면서 격동의 현대사 한가운데서 우리나라 기틀을 바로 세우고 세계 속의 선진 국가로 발전하는데 주춧돌이 됐다"며 "후배 학생들도 학교의 빛나는 전통에 커다란 자긍심을 느끼며 학업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초는 1915년 일제가 설립한 '제2영일소학교분교장'이 전신이다. 1916년 9월 포항공립 보통학교로 설립 인가됐고, 1917년 4월 개교했다. 지난해 2월 103회 졸업식이 진행되면서 이 학교 졸업생은 2만5천949명이 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