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서면 조사 요구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서면 조사에 대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는 2020년 서해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 발견되고 6시간 뒤 피살됐다.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받고 3시간이 지난 뒤였다. 문 전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도 왜 구조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지, 구조할 수 없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섣불리 '월북'이라고 발표해 고인을 명예훼손한 이유도 밝혀야 한다. 진실 규명을 약속해 놓고 진실을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밀봉해 버린 까닭도 밝혀야 한다. 문 전 대통령이 '불쾌해한다'고 해서 묻지 말아야 한다면 국가나 법률은 존재 이유가 없다.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서면 조사 요구에 '특별히 답할 게 없다'는 정도가 아니라,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를 보면 그가 법률이 정한 국가기관의 업무를 어떻게 여기는지, 어떤 인격을 가진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 발언을 당연하다는 듯이 옮기는 측근의 태도에도 '아랫것들이 감히'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하다. 지난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감사원의 '탈원전 정책 관련 감사'에 대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하라고 했더니 주인 행세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을 '주인이 시키는 일만 해야 하는 조직' 정도로 여기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이 북한 바다에서 표류 중임에도 구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국민이 북한군 총격에 죽고 불태워졌다는 발표가 나온 날 대통령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불참하고, 다른 행사에서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전후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 말에 불쾌해한다.
다시는 전임 대통령이 불쾌해하실 짓을 해서는 안 된다. 감사원장은 양산으로 달려가 석고대죄해야 하고 검찰은 혹여 수사할 생각을 했다면 당장 접어야 한다. 문 전 대통령이 불쾌해하시면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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