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9)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총 39개 주제정원 3천940종 식물 보유
호랑이숲, 알파인하우스 등 볼거리 톡톡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전경. 수목원 제공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전경. 수목원 제공

팬데믹 이후 인적 드문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야생 동식물이 가득한 곳에서 대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청량한 공기와 만개한 가을꽃이 기다리는 경북 봉화군에 오면 문수산 자락에 자리한 동양 최대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만날 수 있다.

◆3천940종 식물 보유

자생식물의 요람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하 수목원)은 산림청이 2012년 3월 사업비 2천200억원을 투입, 봉화 춘양면 서벽리 일대 부지 5천179㏊(중점조성지역 206㏊)에 건축면적 1만6천㎡, 연면적 2만7천600㎡ 규모로 조성공사에 착수, 3년여 만인 2015년 12월 완공했다.

기후변화지표식물원과 산림종자영구저장시설, 고산식물연구동, 호랑이숲(4.8㏊) 등 21개 건축물과 21개 전시원이 포함된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이다.

하지만 산림청이 수목원 설립 근거를 마련하지 못해 개원이 늦어지면서 2016년 2월 6일 임시개원했고, 이후 2017년 4월 수목원 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18조가 마련되면서 2017년 5월 17일 설립돼 법인등기를 마쳤다.

2018년 2월, 기타 공공기관으로 신규 지정됐고 현재 산림청 산하기관으로 분류돼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관리 운영주체인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도 2018년 2월 설립됐다. 이후 2018년 5월 정식 개원해 운영중이다.

야생화 언덕 전경. 수목원 제공
야생화 언덕 전경. 수목원 제공

이곳은 약 1천400km에 이르는 한반도 생태계의 핵심축인 백두대간의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고산식물에 대한 수집과 연구를 주목적으로 탄생한 수목원이다.

206ha에 달하는 전시원은 암석원, 야생화언덕, 만병초원, 백두대간 자생식물원 등 총 39개의 다양한 주제정원으로 구성돼 있고 3천940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또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산림생태보존지역도 4천973ha에 달해 총 관리면적은 5천179ha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호랑이숲'과 '시드볼트', '알파인하우스'는 수목원의 큰 자랑거리다.

호랑이숲에 사는 백두산 호랑이. 수목원 제공
호랑이숲에 사는 백두산 호랑이. 수목원 제공

◆백두산 호랑이가 산다

'호랑이숲'은 수목원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다. 3.8ha 규모로 조성된 호랑이숲은 축구장 4~5개 크기로 방문객 관람장소 1순위다. 이곳은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된 곳으로 숲 속을 노니는 백두산 호랑이를 직접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현재 멸종위기종 1급 보호동물인 백두산호랑이 6마리(한청-암컷 17살, 우리-수컷 11살, 한-수컷 9살, 도-암컷 9살, 태범-수컷 2살, 무궁-암컷 2살)가 살고 있다. 이 호랑이는 한 마리가 하루 닭고기와 소고기 5㎏을 먹는다.

작년 10월, 한국 호랑이 공동 연구를 위해 에버랜드에서 유학 온 태범, 무궁 남매는 수목원 마스코트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들 남매는 두 살배기로 덩치는 크지만 아직 성장하는 단계여서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다.

수목원은 호랑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행동풍부화 프로그램과 동물복지에 기반해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뭇 짐승들의 최상위 포식자인 백두산 호랑이는 수목원 자작나무 숲을 돌아서 아래로 내려오면 만날 수 있다.

◆종자 저장소 글로벌 시드볼트

수목원 지하 벙커는 첩첩산중이지만 산천의 뭇 씨앗들이 다 모여 있는 곳이다. 미래의 종자 용병들이다.

이곳에는 700년 전 고려 연못 터에서 나온 함안의 아라홍연, 봉화의 텃줏 대감이자 550살 된 국내 최고령 철쭉, 기후변화에 속절없이 고사하는 한라산 구상나무, 태풍 '링링'에 명줄을 놓은 250살 된 해인사 전나무 씨앗 등 국내·외 66여 개 기관으로부터 수탁받은 17만8천637점의 종자가 영구 보존 중이다.

야생식물종자 영구저장시설인 글로벌 시드볼트(seed vault)는 지하 46m에 위치해 있어 진도 6.9에도 거뜬히 견디도록 만드어진 콘크리트 요새다.

노르웨이(식량종자)와 한국, 세계에서 딱 두 곳 뿐이다. 수목원 글로벌 시드볼트 내 식물종자 영구저장시설인 냉동저장고는 영하 20도, 상대습도 40%를 유지하고 있다.

암석원 정원 전경. 수목원 제공
암석원 정원 전경. 수목원 제공

저장중인 씨앗들은 현대판 '노아의 방주'에서 최후의 그날에 싹을 틔울 계획으로 영구 숙면에 들어갔다. 이곳에는 향후 200만 점까지 씨앗 저장이 가능하다.

슬로푸드 인터내셔널은(2015년 기준) 한 해에 2만7천여 개의 식재료가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바나나, 감자, 초콜릿 원재료 가나의 카카오나무도 수십 년 내 멸종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훗날 식물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귀하신 몸들이다.

시드볼트는 국가보안시설이다. 직접 관람은 어렵지만, 방문자센터에 마련된 특별 전시관에서 시드볼트를 체험해볼 수 있다. 또 홍보를 위해 구축한 메타버스 '글로벌 메타볼트'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알파인하우스 전경. 수목원 제공
알파인하우스 전경. 수목원 제공

◆고산식물 전시·봉자페스티벌

'알파인하우스'는 고산식물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수목원에서 빠질 수 없는 전시원이다.

고산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을 3동의 냉실에 식재해 전시 및 보전하는 공간이다. 흔히 알고있는 온실과 반대의 개념이다. 하부에는 차가운 물이 흐르는 쿨링 파이프로 토양 온도를 낮추고 환풍 장치를 이용해 해발 2천m 이상의 기후와 건조한 환경을 유사하게 재연해 놨다.

현재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서 고산의 온도가 상승하고 고산식물들이 도태되어 멸종할 수 있는 위기의 상황이다. 그래서 고산식물들을 알파인하우스로 옮겨와 지키고 있다.

수목원 해설 프로그램인 '가든스테이', 식물, 곤충, 버섯 등 다양한 생물을 집중탐사할 수 있는 '생생탐사대', 계절마다 변화하는 하늘의 별자리와 은하수, 성운 등을 관찰할 수 있는 '별자리 여행' 등 가족, 친구들과 함께 당일 또는 1박 2일 동안 체류하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수련 정원 전경. 수목원 제공
수련 정원 전경. 수목원 제공

지역상생협력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꽃 축제 '봉화 자생꽃 페스티벌'은 방문객들에게 42만 본의 야생화 물결을 선사해 장관이다.

관람객들에게는 문화적 행복을 선사한다. 특히 다양한 전시·문화행사로 추진되는 '봉자야(夜)놀자'와 '2022년 가을꽃 자생식물 전시회'는 구절초와 좀개미취 등 가을 자생식물 10여 종과 정원식물 등을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수목원 명상숲길에서는 특별한 숲속 전시 '포레스트래블(Fores-travel)'이 기다리고 있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5가지 핼러윈 버전 포토존을 마련했다. 어두운 숲길을 밝히는 조명과 어우러진 캠핑존, 숲속 기찻길 그리고 해먹 체험존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색공간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농가수익 창출과 지역 예술가와 협업, 취약계층 문화향유, 임농가 지역특화품종 기술 보급 등에 힘쓴 노력을 인정받아 2021년과 2022년 대한민국 ESG/CSR 경영대상(환경사회 부문)과 ESG 대상(국회부의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류광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연구와 문화·휴양 공간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최고의 힐링 공간이다"며 "앞으로 국민 모두가 꽃과 나무가 얼마나 소중한 의미가 있는지 일깨워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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