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착하게 살라" VS "체면 차려라" 감사원 국감, 시작 10분만에 '정회'

업무보고 앞서 의사진행 발언 진행 두고 여야 기싸움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감사원 간 '문자 파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 속에 시작 10분 만에 중단됐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원이 최재해 감사원장의 업무보고 전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여야 의원들 간에 언쟁이 벌어졌다.

기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의 증인 선서 이후 "업무보고 이전에 원활한 의사진행 발언을 위해 드릴 말씀이 있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업무보고 받고 하자"고 했다.

이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업무보고 받고 나서 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나? 기자회견 때 (민주당 입장 피력은) 다 하지 않았나"라고 기 의원 편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업무보고를 하고 나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것 하고 (의사진행 발언을 먼저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나"고 반문했고, 기 의원은 "차이가 없으면 야당 간사 발언을 못 들어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기 의원이 "원할한 의사진행을 위해 확인하고 점검해야 할 게 있다"며 거듭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했고, 여야 의원 간 언성이 높아졌다.

조수진 의원이 "간사끼리 협의해야지, 감사방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조수진 의원님, 좀 착하게 살아요"라고 맞받았다.

김 위원장이 김승원·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발언권을 얻지 않고 "너무 한다"는 등 말하는 점을 지적하자, 김남국 의원은 "조수진 의원이 말할 땐 가만히 있으시더니"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업무보고 전 의사진행 발언부터 들을 지를 놓고 "간사 간 협의하라"며 회의 시작 10분 만에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감사가 중지되자마자 "그럴 줄 알았다"며 비꼬듯 말하자, 김 위원장이 "전임 장관이면 전임 장관답게 체면 좀 차려라"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회의실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설전을 벌였다. 국감장에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만 착석해 있는 채였다.

여야는 감사가 중지된 지 23분 만인 10시 43분쯤부터 회의를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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