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4시쯤 찾은 대구 달서구 진천동의 선사유적공원. 나들이 겸 일부로 이곳을 찾았다는 60대 여성 2명이 실망을 금치 못했다. 공원을 살펴보던 이들은 "설마 이게 끝이야?"라며 허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A(66) 씨는 "큰 대로변에 있던 선사시대로 표지판을 보고 일부러 찾아왔는데 일반 공원과 다를 게 없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선사시대로'가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건물 벽면에 그려진 구석기 시대의 벽화와 건물에 매달린 원시인 모형으로 한때 시선을 끌기도 했으나 점차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13일 달서구청에 따르면 선사시대로는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면서 월배, 진천, 상인 일원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조성됐다. 진천동 선사유적공원에서부터 월곡 역사박물관을 잇는 5㎞ 길이의 거리에 선사시대 테마거리, 거대 원시인 조형물, 고인돌 공원 등이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선사시대로 콘텐츠 개발을 위해 투입된 예산은 1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선사시대로 탐방객이 급격히 줄면서 최근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인근의 한 베이커리 주인은 "처음에나 관심 받았지 특별한 매력은 전혀 못 느끼겠다"며 "다른 지역은 물론 같은 대구 안에서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달서구청은 매년 선사시대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선사시대로에서 맛볼 수 있는 특화 음식인 '달토기빵' 제작에 나섰고 인근 음식점 7곳과 고인돌 탕수육, 고인돌 돈가스, 손도끼 소갈비 등 메뉴도 개발했지만 큰 인기는 끌지 못했다.
고인돌 탕수육을 판매하는 음식점 사장은 "모양이 특이하다 보니 주문은 간혹 들어오지만 선사시대로와 관련된 음식인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달서구청은 올해부터 3년 동안 특색있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 거리 활성화 사업을 꾸준히 펼칠 계획이다. 당장 올해 말 진천역네거리에서 이마트 월배점에 이르는 120m 거리에 선사시대를 테마로 한 미니어처 조형물과 포토존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광범위한 지역에 점처럼 흩어진 관광 콘텐츠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올해 진행하려고 한다"며 "오는 2025년까지 중구 대봉동 김광석다시그리기길처럼 거리 활성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응진 대구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선사시대 관련 관광 상품은 어느 지역에나 볼 수 있기에 외부 관광객들의 시선 중심으로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며 "대구만의 스토리를 부여하기 위해 선사시대를 경험할 수 있는 테마성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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