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노년기 받아야 할 구강 검진 항목은?

파노라마 엑스레이 검사…치아, 주위 조직 상태 확인 가능
씹고 삼키는 검사 '저작 기능 검사'…침 분비 감소, 씹기 불편한 노인 특성 반영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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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에 사는 유모(68) 씨는 최근 잇몸에 심한 통증을 느껴 들린 치과에서 치주염 진단을 받았다. 그간 유 씨는 암, 심·뇌혈관 질환 등과 관련한 검진에만 큰 신경을 썼고, 치아 건강의 중요성은 다소 소홀히 여겨왔다.

A씨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어야 치과에 가곤 했는데, 상태가 악화하면 발치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정말 놀랐다"며 "지금부터라도 치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 예방할 수 있는 구강 질환을 막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평균 기대수명이 점차 증가하면서 건강한 노년기를 위한 질병 예방 및 건강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구강 건강은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일 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노인 잔존 치아 관리 필요성 높아져

노년기 질환 가운데 상당 부분은 생활 습관과 관련된 만성질환이 해당된다. 정부가 2017년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노인 중 89.5%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73%는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과 분야의 대표적인 만성질환은 치아우식증(충치)와 치주 질환(풍치) 등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흡연율 감소를 비롯해, 불소치약의 보급과 구강 관리 수준의 향상, 치과 이용 증가 등으로 치아를 유지·보존하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노인들이 잔존 치아를 많이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구강건강이 향상됐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노인 인구에서 잔존 치아가 많을수록 유지·관리 및 회복을 위한 치료의 중요성이 함께 커진 것이라고 강조한다.

나이가 들면서 누적되는 구강질환 특성상 유지·보존되는 치아는 보철 수복이 된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노인들이 진행성의 치주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거나, 전신 질환이 있는 노인의 경우 치과 진료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현상 대구시치과의사회 기획이사는 "치과 치료를 위한 적절한 시기를 놓쳐 구강 건강이 악화할 경우 사회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심한 경우 영양결핍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강건강과 전신질환의 상호 연관성은 널리 알려져 있고, 특히 치주 질환과 당뇨 및 심장 질환과의 상호 연관성도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며 "결국 전신 건강의 증진과 건강한 구강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치.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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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엑스레이 검사·저작 기능 검사

노년에도 구강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치과 검진 항목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향후 5년간 구강 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담은 '제2차 구강보건 사업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전문가들의 눈길을 끈 것은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구강 정책'이 포함된 부분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치과용 파노라마 엑스레이 검사'와 '저작 기능 검사'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치과용 파노라마 촬영을 통해서는 치아 및 치아 주위 조직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입안에 직접 이미지 센서를 넣어 촬영하는 '구내 촬영법'에 비해 이물감이나 불편감 없이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치과용 파노라마 촬영은 무치악이나 전신질환으로 인해 개구(開口·입을 벌림)에 다소 불편함이 있는 환자들도 쉽게 찍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치과 질환을 갖고 있는 노년층의 구강 상태를 전반적으로 확인하기에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작 기능 검사는 침 분비량이 감소하고 음식 씹는 것이 불편한 노인의 특성을 반영해 '씹고 삼키는 기능'을 검사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에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65~69세 노인 가운데 20개 이상의 자연 치아를 보유하고 있는 노인은 전체의 53.7%에 불과했다. 80세 이상의 경우 불과 25.6%에서만 20개 이상의 자연 치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씹는 것이 불편하다고 경험한 노년층의 비율은 40% 정도로 적지 않은 수가 저작기능에 불편감을 호소했다.

유 기획이사는 "치과에서 일반적인 검진을 통해 저작기능에 대한 평가를 받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수복치료를 받는다면 저작 기능의 회복을 통해 구강건강의 유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65세 이상인 경우 2개의 임플란트 치료 및 의치 치료는 국민건강보험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신 건강과 연관된 구강 건강

구강 질환은 뇌졸중, 치매, 당뇨 등 각종 전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치과 검진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잇몸이 좋지 않은 환자가 시기를 놓쳐 치주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심장 질환 및 당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다.

대구시치과의사회 관계자는 "건강검진에서 당뇨 진단을 받았다면 치주 질환의 위험성이 크므로 치과검진을 통해 적절한 치주치료(잇몸치료)를 받는 것이 전신 건강의 유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움말 대구시치과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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