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중교통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던 김기혁(64) 대구교통공사 사장의 얼굴에 활기가 넘쳤다.
김 사장은 지역에서 손꼽히는 교통 전문가다.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로 비수도권 대학 교수 중 처음으로 대한교통학회장을 지냈고, 지난 2006년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당시 도시철도 중심의 환승 체계라는 버스 노선 개편의 큰 틀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동안 김 사장은 대구시의 대중교통 체계에 날 선 비판을 쏟아낸 대표적인 전문가로 꼽혔다. 그랬던 그가 대구 대중교통체계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교통공사의 사장이 됐다.
김 사장은 "적지 않은 나이에 연봉마저 줄어드는 교통공사에 왜 지원했느냐는 걱정들을 들었다"면서 "고생스럽지만 전문성을 살려 시민들을 위해서 봉사하겠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 외부에서 자문하거나 비판하다 공공기관으로 직접 들어와 일하는 소감은?
▶어깨가 무겁지만 시민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체계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왔다. 취임 첫날 직원 상견례에서도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공사가 해야 할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무엇인지 설명했다. 외부의 시선에서 보이는 것들과 개선할 점들을 공유하고 임직원들의 의견도 구하고 있다.
- 1995년 대구도시철도공사 창립 이후 최초의 '비관료'이자 교통전문가 사장이다. 전문가 입장에서 대구 대중교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지금은 집에서 도시철도역까지, 도시철도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멀고 불편하다. 환승 시스템이 미흡하고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도시철도를 연계하는 시스템도 부족하다. 버스와 도시철도뿐만 아니라 DRT(수요응답형버스), 마을버스, 자전거, PM(개인형 이동장치)까지 연계하는 통합교통서비스(MaaS)를 구축할 생각이다.
- 버스와 도시철도가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할 것 같다.
▶대구시가 시내버스 노선 조정을 추진 중인데 공사의 TF팀도 동참해 도시철도 역을 중심으로 환승 체계를 구축하겠다. DRT도 빠르게 도입해 대형 아파트단지와 도시철도역부터 잇겠다. 스마트폰 앱을 보고 DRT가 오는 걸 확인하고 바로 내려가서 타면 도시철도 역까지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분 국비 지원도 핵심 현안이다.
▶다른 지자체와 연대하고, 그동안 쌓은 인적 네트워크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대한교통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철도 및 도로 분야의 국비 지원을 결정하는 대도시권광역교통회 위원도 맡고 있다. 대중교통시책평가위원회 위원, 국가철도재정비계획 자문위원장 등의 경험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적극적인 비용 절감 계획도 밝혔는데?
▶공사가 쓰는 비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점도 있지만 돈이 어디 쓰이는 지 보면 업무 파악도 금방 된다. 3호선 교각을 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등 수입 증대 방안도 적극적으로 찾을 것이다.
-이론과 현실은 다른 경우 많은데 어떻게 실무에 적용할 생각인지?
▶8년 동안 계명대 공과대 학장을 했다. 문서 기안, 결재 등 행정 업무가 일상이었고 문제해결을 위한 회의나 조직 관리 등 장(長)의 역할에 익숙하다. 교통공학은 신학문이면서 바로 현실에 적용되는 실용학문이다. 교통신호, 전용차선, 버스노선 등 이론과 현장이 크게 떨어져 있지 않다.
- 직원들과 소통 방안은?
▶교통공사는 승객 수송만을 담당하던 유지 관리회사에서 종합교통기관으로 바뀌는 전환점에 있다. 공사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선 공사 직원들의 행복이 전제다.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을 만들고 결속력을 강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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