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사람을 구하자는 겁니까, 죽이자는 겁니까. 일주일이 다 돼가도록 생사조차 확인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지난달 31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6일째 밤낮을 세워가며 연락이 닿지 않는 가장(광산 작업자)의 생사 여부를 기다려온 가족들은 1차 시추작업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연실색했다.
실종자 가족 A씨는 "소방당국의 말만 믿고 지금껏 기다렸는데, 엉뚱한 곳에 구멍을 뚫었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이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지하에서 공포와 싸우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밖에서) 숨을 쉬기도 죄송스럽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구조해 내야할 것"이라고 했다.

사고발생 6일째를 맞은 1일, 소방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한 생존 확인용 76㎜ 시추작업이 실패한데 이어 지난달 30일부터 추가로 시추작업을 이어간 98㎜ 시추작업도 170여m까지 진입했으나, 생존 예상지역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두 곳의 시추작업 실패를 인정하고, 이날부터 추가의 시추작업을 더해 모두 5곳에서 생존 확인용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를 통해 작업자들의 생존이 확인되면 이 관을 통해 구조 때까지 통신시설, 식품, 의약품 등을 내려보낸다는 계획이지만, 새로운 시추작업이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역까지 도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가족들의 애간장은 타들어 가고 있다.
소방당국은 1일 브리핑을 통해 "실패한 생존 확인용 76㎜ 시추작업은 좌표와 여건을 갖추고 오후 3시 30분부터 시추작업에 돌입했고 추가 시추작업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구조 진입로 작업은 폐갱도인 제2수직갱도 지하 140m지점에서 수평거리 '1구간'(45m)과 '2구간'(100m)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1·2구간 선로가 연결된 상태로 1일 오후 3시 현재 24m가 더 진행돼 생존자 대피 예측 지점까지는 65여m가 남아 있다"고 했다.

전날 현장을 방문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일 "작업자를 구조할 시추 전문가와 설비를 총동원하라"고 관계당국에 주문했다.
현재 경북도는 행정부지사를 반장으로 구조대책반을 가동하고 구조작업과 지원사항 등을 현장 지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및 관계기관에는 국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를 동원해 줄 것을 요청했고 광업이 활발한 강원도 등 타 지자체에도 광산 및 시추 장비 전문가를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실종자 가족에게는 현장본부가 수시로 구조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가족 대표가 구조 및 대책회의에 참여토록 해 작업 관련 불신이 생기지 않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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