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긴급 상황 보고' 임무 맡은 당직 총경, 사고 당일 1시간 24분간 공석

'참사 시작' 오후 10시 15분 정위치에 없어…오후 11시 39분 상황실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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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태원 참사' 당시 지휘부 보고를 늦게 한 책임을 물어 총경급 경찰 간부 2명을 대기발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로비.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 부실 대응 책임을 물어 대기발령 조치된 경찰 간부가 사고 당일 1시간 30분 가량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참사 당일 밤 서울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 당직 근무를 선 류미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은 사고가 시작된 29일 오후 10시 15분 정위치에 있지 않았다.

서울청 상황관리관은 112 치안종합상황실장을 대리해 서울청장에게 치안·안전 상황을 보고하는 임무를 맡는다. 긴급상황 발생 시에는 경찰청 본청 상황실에도 보고하는 일을 담당한다.

서울지역에서 발생한 모든 치안 상황을 검토하고, 상황에 따른 조치를 결정하는 일도 상황관리관의 책임이다.

현장과 서울청, 본청으로 이어지는 보고라인의 '핵심축'인 셈이다.

상황관리관 근무 수칙에 따르면 주간 일부(오전 9시~오후 1시)와 야간 일부(오후 6시~익일 오전 1시) 시간 대엔 상황실에 정위치해야 한다. 그 밖의 시간엔 자신의 사무실에서 대기해야 한다.

서울경찰청은 평일에는 3명의 112치안종합상황실 팀장(경정)이 상황관리관을 번갈아 맡고, 휴일과 공휴일에는 총경급 간부가 당직을 한다.

류 총경의 근무 시간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부터 24시간이었다.

참사는 상황관리관이 상황실에 있어야 하는 시간대에 벌어졌으나 당시 류 총경은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상황실은 청사 5층, 류 총경의 사무실은 10층에 있다.

사고가 시작되기 시작할 때 사무실에 있었던 류 총경은 참사가 난 지 1시간 24분 뒤인 오후 11시 39분에야 당직자인 상황3팀장에게 연락받고 상황실로 돌아와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보고했다.

일반적인 보고 체계라면 류 총경으로부터 보고를 받아야 할 김 청장은 이 시각 용산경찰서장의 휴대전화 연락을 3분 전에 받고 참사 발생을 먼저 인지했다.

이미 현장에선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시점이었다.

류 총경은 곧바로 경찰청 상황실에도 참사 발생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상황실은 참사 발생 1시간59분 뒤인 지난달 30일 오전 0시 14분에야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처음 참사 사실을 보고했다.

한편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날 류 총경이 업무가 태만했다고 보고 대기 발령한 뒤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전날 대기 발령 조치된 이임재 서울용산경찰서장(총경)도 수사를 받게 됐다.

특별감찰팀은 류 총경에 대해 "상황관리를 총괄해야 함에도 이에 태만해 상황 인지 및 보고가 지연됐다"며 수사 의뢰 이유를 밝혔다.

또 류 총경의 당시 실제 동선과 함께 그와 함께 근무한 서울청 112 치안종합상황실 당직자들을 상대로 정상적인 근무를 했는지도 따져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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