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5분만에 갔다더니" 용산서장, 50분 뒤 현장 도착

삼각지역→이태원 도보 30분 거리 이동하는 데 1시간반
'10시20분 현장 도착' 상황보고서도 허위 의혹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8곳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2일 용산경찰서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다산콜센터, 이태원역 등에 수사 인력을 보내 참사 당일 112 신고 관련 자료와 핼러윈 경비 계획 문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실제로는 사고 발생 50분이 지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5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기록된 용산서 상황보고서와는 배치되는 지점이다.

4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1시5분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용산경찰서 112상황보고 기록 등에서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직후인 오후 10시17분∼20분쯤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전 서장은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하기 2시간 전까지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 일대에서 집회·시위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는 오후 9시쯤 집회가 모두 마무리된 이후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를 하다가 오후 9시30분쯤 이태원 일대에 긴급상황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각지역과 사고 현장 사이 거리는 약 2㎞로 도보로 30분 거리인데, 1시간30여분이 걸려 현장에 도착한 점도 의문점으로 남는다.

사건을 넘겨받은 특수본은 감찰기록과 휴대전화 이용내역 등을 토대로 집회 종료 이후 2시간여 동안 이 전 서장의 동선을 복원할 방침이다.

또 이 전 서장이 오후 10시20분쯤 현장에 도착해 지휘하기 시작했다고 기록된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의 허위작성 의혹도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 전 서장이 상부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유선으로 첫 보고를 한 것은 밤 11시 36분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별감찰팀은 이태원 참사 당시 이 전 서장에 대해 "사고 현장에 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를 소홀히 했으며 보고도 지연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히며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