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산업은 섬유산업 내 핵심 업종이다. 섬유 최종제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려면 염색이 필수로 요구된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대구염색공단)은 지역 염색업계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섬유산업 쇠퇴를 막으려 자체 원가절감 노력, 정부의 각종 지원책을 이끌어 내며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염색공단 제14·15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이진(65·명지특수가공 대표) 이사장으로부터 성과와 비전을 들었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나?
▶원가절감을 통한 입주업체 부담 완화에 주력했다. 염색 공정과 약품 구매방법을 개선하고 각종 설비의 보수비용을 줄였다. 유연탄 계약방식을 변경하고 화재보험 등 각종 보험도 공개입찰로 바꿨다. 그 결과 현재까지 약 440억원의 원가절감을 이뤄냈다. 공단 직원들의 정신무장을 위해 회의 시간도 오후에서 오전으로 앞당겼다. 전자결재시스템 도입으로 행정에 대한 근거가 남게 해 투명한 공단 운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불법·부정행위 신고포상제를 도입해 비리 근절에 주력하기도 했다. 아울러 인근 주민들과의 소통으로 염색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줄였다. 소위원회를 만들어 이사장 권한을 줄이고, 불투명하게 진행됐던 직원 채용도 공개 채용으로 바꿨다. 한 마디로 '공단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염색산단 이전 논의가 다시 나오고 있다.
▶노후한 염색산단을 첨단화하려면 이전은 필수다. 지난달 7일 염색산단 이전 전문가 자문회를 열고, 기본계획 수립과 이전 타당성 조사용역을 위한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이전 대상지역과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여러 의견을 검토하는 단계다. 다만 이전할 공단은 염색뿐만 아니라 방적, 제직, 봉제가공 등 섬유산업을 전반적으로 집적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 염색공단 후적지에는 대기업을 2개 이상 유치하길 희망한다. 그렇게 해야만 대구 도심에 젊은층이 유입되고 지역의 미래가 밝아진다.
-염색산단 악취가 항상 골칫거리였다.
▶영세사업장이 악취방지시설을 설치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에 배정된 사업비를 염색공단이 집중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내후년 사업 종료까지 전 입주업체가 참여토록 할 것이다. 지금까지 71개사가 참여해 악취와 미세먼지 방지시설을 설치했다. 외부로 분출되는 백연(수증기)도 획기적으로 줄여 미관을 개선했고, 민원도 많이 줄었다.
-향후 추진사업은 무엇이 있나?
▶폐수처리장 대부분이 40년 이상으로 낡아 보수비용이 매년 20억원 이상 든다. 대구시와 함께 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다. 완료되면 약 1천억원의 비용 절감과 환경오염 개선이 기대된다. 열병합발전소 생산설비도 35년으로 노후해 교체시점이 도래했다. 석탄연료 발전소는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역행하기 때문에 수소연료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당면한 애로사항은 없나?
▶각종 원자재 가격이 3~4배 급등해 업체들의 어려움이 크다. 염색공정에 인상단가를 반영하지 못해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그간 대구시의 상하수도 요금 감면 덕에 업체들이 약 130억원의 부담을 덜어 경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추가적인 요금 감면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구 염색업계에 하고 싶은 말은?
▶유럽, 미국, 중동 등 시장이 한정된 상황에서 서로가 헐뜯고 싸우기보다 협력하고 화합했으면 한다. 단가 인하 출혈경쟁은 다 같이 자멸하는 길이다. 업체들이 조금 더 이해하고 화합하면 대구 염색과 섬유는 영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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